슈퍼푸드 '밀싹' 만성위염에 효과…천연물 신약개발 기대

슈퍼푸드의 일종인 '밀싹(Wheatgrass)'에서 추출한 물질이 만성위염을 개선하는 데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추출물이 만성위염을 개선하는 작용 원리 규명과 천연물 원료의 효능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표준화 기술' 체계 구축이 병행돼 향후 건강기능식품 및 난치성 내장 통증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에도 기대감이 높아졌다.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UST)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경과원)과 밀싹 추출물 공동연구를 진행해 밀싹의 셰프토시드(Schaftoside) 성분이 위 세포 내부의 신호 전달 체계를 자극하는 과정에서 위를 보호하는 점액(뮤신) 분비 스위치(TRPM5-NCX)를 활성화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17일 밝혔다.

자극적인 환경으로부터 위 점막이 손상되기 전 스스로 두꺼운 방어막을 형성하게 만드는 원리다.


(왼쪽부터) 추정웅 UST 박사과정생, 김경민 KIST 박사후연구원, 연구책임자 홍규상 교수, 경과원 최춘환 책임연구원(교신저자).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왼쪽부터) 추정웅 UST 박사과정생, 김경민 KIST 박사후연구원, 연구책임자 홍규상 교수, 경과원 최춘환 책임연구원(교신저자).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공동연구팀은 밀싹의 고농축 분획물에서 셰프토시드 외에 '이소오리엔틴(Isoorientin)' 성분이 다량 함유된 것도 확인했다. 이소오리엔틴은 체내 염증 유발 효소(COX-2)를 차단하는 소염 작용을 한다.


결과적으로 밀싹 추출물이 방어막을 형성하는 '셰프토시드'과 염증을 완화하는 '이소오리엔틴'을 동시 작동시킴으로써 '다중 시너지 효과'를 거둘 수 있게 된다는 게 공동연구팀의 설명이다.

특히 위 점막 보호 스위치를 켜기 위한 유효 농도에 도달하려면 일반적인 밀싹 분말을 섭취하는 것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확인하고 독자적으로 개발한 농축 공정을 적용해 핵심 성분만을 극대화한 특수 추출물 형태일 때 강력한 위 점막 보호 효과가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


이러한 효능은 동물실험에서도 뚜렷한 효과를 보였다. 알코올과 위산으로 중증 위염이 유발된 쥐에게 밀싹 추출물을 투여했을 때 위 점막 손상이 눈에 띄게 줄고 위 점액층의 두께가 두꺼워진 것이 관찰된 것이다.


이를 토대로 공동연구팀은 밀싹 추출물이 상용화됐을 때 일관된 효능을 낼 수 있는 '기전-연동 품질관리(QC)' 프레임을 구축했다.


기존 천연물 제품은 원료 산지나 추출 방식에 따라 기능성 차이가 컸지만, 공동연구팀이 구축한 프레임은 방어막 강화 기전과 직결된 '셰프토시드'를 주 기능성 마커(지표)로 삼고 강력한 항염 작용을 하는 '이소오리엔틴'을 보조 마커로 활용해 효능을 일정하게 담보할 수 있어 기능성 원료로 대량 생산할 수 있는 기준이 마련됐다는 설명이다.


연구 성과 요약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연구 성과 요약도. 과학기술연합대학원대학교


위염 등 만성 소화기 질환 치료제는 기존에 위산 분비를 억제하거나 일시적으로 통증을 줄이는 방식에 방점을 둬 장기 복용 시 소화불량 등 부작용과 높은 재발률이 한계로 지적됐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통증을 단순히 '억제'하는 것을 넘어 위 자체의 방어 능력을 '회복'시켜 만성 질환의 원인을 차단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고안한 것도 이번 연구에 중요한 성과다.


공동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를 토대로 '밀싹 추출물과 셰프토시드 화합물의 위 점액 증진을 통한 위궤양의 예방 및 치료'에 관한 국내·미국 특허출원을 마쳤다. 향후에는 기술이전과 상용화를 추진해 천연물 의약품 개발로 영역을 확대할 계획이다.


한편 이번 연구에는 UST-KIST 스쿨 바이오메디컬 전공 홍규상 교수(KIST 뇌융합연구단)와 경과원 최춘환 책임연구원이 공동 교신저자, 추정웅 UST 박사과정생과 김경민 KIST 박사후연구원이 공동 제1 저자로 참여했다. 연구 결과(논문)는 영양·식이요법 분야 상위 3.1% 저널인 'Food Chemistry' 3월호에 게재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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