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업계가 로봇 분야로의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정수기·청정기 등 환경가전 중심의 기존 렌털 사업에서 포트폴리오를 넓히며 차세대 먹거리 확보에 나선 모습이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주요 렌털업체들은 이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로봇 관련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잇달아 상정했다. 쿠쿠홈시스는 오는 26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프랜차이즈 및 식음료 산업 관련 로봇 솔루션 제공업 ▲자동조리로봇의 판매·유통·설치 및 유지보수(유상수리) 서비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논의한다.
쿠쿠 푸드테크 서빙로봇. 쿠쿠홈시스
쿠쿠홈시스는 지난해 주총에서도 ▲서빙로봇 제조 및 판매업 ▲밥솥로봇 제조 및 판매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했다. 이후 그해 6월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서울푸드 2025'에서 자동튀김 로봇 등 푸드테크 로봇 라인업을 처음 공개했다. 쿠쿠홈시스는 향후 F&B B2B(기업 간 거래) 사업자들이 경기 불황 속에서 인건비 부담을 낮출 수 있는 렌털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코웨이도 오는 31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로봇 제조·판매·임대·서비스업 ▲정형외과용 및 신체 보정용 기기 제조·판매·임대·서비스업 ▲반려동물용 기기 제조·판매·임대·서비스업 등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고 사업 확장 가능성을 열어두기 위한 선제적 조치라는 게 코웨이 측의 설명이다.
SK인텔릭스는 지난해 10월 웰니스 로봇 '나무엑스'를 출시하며 생활형 로봇 시장에 진출했다. 이 로봇은 자율주행과 인공지능(AI)을 기반으로 실내 공기가 오염된 곳을 찾아가 정화하는 '에어 솔루션' 기능을 제공한다. SK인텔릭스는 향후 이를 보안·뷰티·명상·반려동물 케어 등 다양한 웰니스 서비스로 확장해 통합형 플랫폼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최성환 SK네트웍스 사업총괄 사장이 지난해 4월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앤리조트에서 열린 'NAMUHX(나무엑스) 쇼케이스'에서 웰니스 로봇인 나무엑스를 소개하고 있다. SK네트웍스
렌털 산업은 특정 제품군에 머물지 않고 새로운 제품군을 렌털 상품으로 편입하며 시장을 확장하는 식으로 저변을 넓힌다. 이를테면 코웨이가 정수기에서 안마의자로, 바디프랜드가 안마의자에서 정수기로 제품군을 넓히는 등 업체 간 교차 진출 활성화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진 형국이다. 류연주 한국신용평가 수석애널리스트는 "삼성전자 등 대기업의 렌털 사업 본격화와 함께 안마의자 및 의료온열기기가 주력인 렌털업체의 품목 다변화로 국내 렌털시장의 경쟁 강도가 상승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렌털업계의 로봇 사업 진출 역시 기존 시장의 포화 때문이라기보다 품목 다변화를 통한 시장 확대 전략에 가깝다는 분석이다. 특히 가격이 높은 로봇 제품의 도입 부담을 렌털 모델로 낮춰 시장 확산을 앞당기고 이를 선점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했다는 평가다. 쿠쿠홈시스 관계자는 "로봇은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와 B2B 모두에서 아직 단가가 높다"며 "업계가 렌털상품을 통해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관심이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업계는 그동안 구축해온 전국 단위 영업망과 방문 관리 인프라가 로봇 사업에서도 강점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렌털 제품의 설치와 점검, 관리 등을 맡아 온 방문 서비스 매니저의 전문성이 로봇 렌털 모델과 결합한다면, 로봇 대중화의 기폭제가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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