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벤처캐피탈(VC)협회가 올해 국민성장펀드와 연계해 연간 30조원 규모의 코스닥 활성화 펀드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정부의 코스닥 활성화 정책과 더불어 기관투자가 중심으로의 회수시장 체질 개선을 통해 벤처 투자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13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김학균 한국VC협회장의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김 회장이 발언하고 있다/사진=황서율 기자chestnut@
13일 서울 강남구 웨스틴 서울 파르나스호텔에서 열린 김학균 한국VC협회장의 취임 1주년 기자간담회에서 김 회장은 이 같은 계획을 밝혔다. 국민성장펀드는 150조원 규모의 민관합동 펀드로, 첨단전략사업 생태계 전반을 지원한다.
김 회장의 구상은 다음과 같다. 국민성장펀드와 정책기관·연기금 등이 출자해 모펀드인 코스닥 활성화 펀드를 만들고, 모펀드 출자를 통해 자펀드를 만든다. 이 자펀드에 민간 금융기관·일반 법인이 출자하거나 국민이 사모재간접공모펀드(개인들이 돈을 모아 사모펀드에 투자할 수 있게 하는 펀드) 형태로 자금을 투입하면 자펀드는 코스닥 구주나 중소·벤처기업 및 코스닥 신주에 투자하는 방식이다.
김 회장은 "기관이 30조원 정도 5년까지 운용하는 펀드를 설계해 제안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공모 자금이 종착지인데 미국의 나스닥 기업들은 상장 이후에 자금 조달이 더 원활하다"고 했다. 협회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의 GDP 대비 대체투자 비중은 각각 0.75%와 1.28%다. 김 회장은 "국내의 경우 상장 후 조달 금액은 GDP 대비 0.34% 정도로 더 줄어든다"며 "벤처 정책을 잘 만들어 사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들었지만 글로벌 기업을 만드는 데 힘을 쏟아야 하는 시기이기에 코스닥 활성화 펀드는 필요하다"고 전했다.
국민성장펀드를 연계한 코스닥 활성화 펀드의 목표는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코스닥 시장에서 장기 기관투자가의 비중을 높이는 것이다. 코스닥 시장의 개인 투자 비중이 70%를 넘지만, 미국은 기관 투자 비중이 50~60%를 차지하는데, 이같이 기관 참여를 늘림으로써 장기적으로 체질 변화를 도모할 수 있다는 취지다.
정부의 코스닥 부실기업 퇴출 정책에 대해선 "정부는 다산다사(많이 만들고 많이 퇴출하는) 구조를 만든다고 했는데, 다사부터 하고 있다고 이해하고 있고 이와 함께 다산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며 "벤처투자 금액은 매년 늘어나고 있고, 이재명 대통령도 2030년까지 벤처투자 40조원을 만들겠다고 했기 때문에 회수시장도 거기에 맞춰 응답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VC협회는 벤처기업협회, 코스닥협회 등 유관기관과 함께 코스닥 시장 활성화를 위한 정책 제안을 해왔다. 코스닥 시장이 VC 업계에 중요한 이유는 VC가 투자한 자금을 돌려받을 수 있는 회수 방법의 하나가 기업공개(IPO)이기 때문이다. 김 회장은 "다방면 소통을 통해 지주회사 전환을 통한 분리·독립 등 코스닥 시장의 구체적인 개선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전했다.
또 김 회장은 "글로벌 출자자(LP)가 참여할 수 있는 역외펀드 조성을 확대해 글로벌 투자자들이 국내 벤처펀드로 유입될 수 있도록 관련 제도를 개선하겠다"고도 전했다.
이외에 회수시장 제도 합리화를 위해 VC에 대한 과도한 록업(일정 기간 주식 거래 금지) 완화도 추진한다. 또 시장 상황에 따라 우선주를 보통주로 자발적·단계적으로 전환하거나, 상장심사 승인 후 공모가가 확정된 다음 보통주로 전환할 수 있도록 하는 등 상장 전 관행을 개선한다. 세컨더리펀드·기술특례상장 활성화도 올해 목표로 세웠다.
김 회장은 "벤처투자 생태계가 보다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구조로 발전할 수 있도록 정책 제안을 비롯해 업계를 위해 다양한 노력을 기울여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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