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025년 의정 갈등에 따른 전공의 수련 공백과 의대생 교육 중단 여파로 공중보건의사(공보의) 수가 급감하면서 정부가 의료취약지를 중심으로 보건소 기능을 개편하고 비대면진료를 확대하는 등 지역의료 공백 메우기에 나선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공보의 인력이 급격히 감소함에 따라 지역의료 위기 상황으로 판단하고, 의료취약지 중심의 우선 배치와 순회진료 활성화를 골자로 한 긴급 대책을 수립했다고 13일 밝혔다.
복지부에 따르면, 2017년 2116명에 달했던 의과 공보의 규모는 지난해 945명, 올해는 593명으로 대폭 감소했다. 특히 올해 공보의 신규 편입 인원은 단 98명에 그쳐 복무 만료 인원(450명)의 22%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처럼 공보의 수가 급감한 주 원인은 현역 사병과의 복무 기간 격차가 심화된데다 의대의 여학생 비율 증가, 최근 2년간 이어진 의정 갈등으로 인한 의대생들의 집단 군 휴학 등이 결정적인 원인으로 분석된다. 정부는 공보의 부족에 따른 지역 의료의 어려움이 오는 2031년까지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복지부는 공보의 감소에 따른 지역의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지자체와 소통해 마련한 다각적인 대책을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의료취약도 분석을 통해 의료 공백이 우려되는 의료취약지를 도출, 집중적인 대책을 적용한다. 의료취약지는 행정구역 내 의원급 이상 의료기관 및 약국이 없으면서, 인접 읍·면·동 의료기관과의 거리도 4㎞ 이상인 지역이다. 현재 읍·면 단위로 민간의료기관까지의 거리를 분석한 결과, 관내 및 인접 읍·면에 민간의료기관이 없어 의료 접근성이 취약한 읍·면은 전국에 547개(532개 보건지소 소재)로 분석됐다.
이 가운데 도서·벽지와 같이 민간의료기관이 없거나 멀리 떨어진 지역의 보건지소(139개)에는 우선적으로 공보의를 배치한다. 또 공보의가 배치되지 않는 보건지소 393개는 진료 기능이 유지될 수 있도록 지자체별로 의료 여건을 고려해 기능 개편을 추진할 계획이다.
의사 대신 간호사인 '보건진료전담공무원'을 배치해 91종의 의약품 처방과 예방접종 등 기초 의료 행위를 수행하게 하거나, 인근 보건소 의사가 주기적으로 방문하는 순회진료 체계로도 전환한다. 특히 농어촌 어르신들을 위해 보건소 인력이 비대면진료 과정을 돕는 '취약지형 비대면진료 모델'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진료지원·원격협진 시스템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의사인력 확보를 위해 60세 이상의 퇴직 전문의를 채용하는 '시니어 의사 지원 사업'과 장기 근무를 전제로 정주 여건을 지원하는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 대상도 확대한다. 지방의료원 등 지역책임의료기관의 순회·파견진료 등을 활성화하고, 공보의 유입을 유도하기 위해 해묵은 과제인 군 복무 기간 단축 방안도 지속적으로 추진하기로 했다.
앞으로 수년간 공보의 부족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지역 보건의료체계 역시 개편한다. 지역에 투자하는 혁신사업을 통해 취약지의 의료인력 확보와 연계망(네트워크) 구축을 집중 지원하고, 의료자원의 집중화·거점화와 함께 찾아가는 진료·돌봄서비스를 강화해 지역 중심의 완결적 일차의료체계를 만들어 나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지역의사제를 통해 신규로 양성된 의사인력이 지역 보건의료기관에 효율적으로 배치·근무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오는 27일부터 전국에서 시행 예정인 의료·요양·돌봄 통합지원을 대비해 농어촌 지역주민 최접점에서 예방·치료·돌봄서비스가 차질 없이 제공되도록 지역 보건의료기관의 역할을 재정비하고 보건진료전담 공무원의 역할과 역량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지역소멸, 통합돌봄 등 변화하는 정책 여건 속에서 공보의 규모마저 급감하면서 지역보건의료체계 개편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급한 과제"라며 "취약지 지역주민이 계신 곳 어디서든 안심하고 진료받을 수 있도록 가능한 모든 자원을 총동원해 촘촘한 의료안전망을 구축하는 동시에 지속 가능한 지역 보건의료체계로의 혁신을 위한 계기로 삼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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