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통신사 AT&T의 대규모 네트워크 투자 계획이 국내 통신장비 업종의 새로운 상승 촉매로 작용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2일 하나증권 김홍식 연구원은 '미국 AT&T 망 투자 소식은 두번째 상승 트리거'라는 제목의 보고서에서 "(AT&T의) 이번 투자 발표는 미국 정부의 정책 변화 이후 나타난 두 번째 강력한 투자 신호로 평가된다"며 "글로벌 최대 통신 시장인 미국을 중심으로 네트워크 투자 확대가 본격화되면 국내 통신장비 업체들도 수혜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AT&T는 최근 5G·광섬유·위성 네트워크 인프라 확장을 위해 향후 5년간 약 2500억달러(약 370조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연평균 투자 규모는 약 75조원으로, 2024~2025년 평균 설비투자(CAPEX)인 약 30조원 대비 2.5배 수준에 달한다. AT&T는 이번 투자를 통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자율 애플리케이션 등을 안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상시 연결형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앞서 미국은 2025년 7월 대규모 주파수 할당 방안을 제시했으며, 2026년 6월 첫 번째 주파수 경매 일정도 예고된 상태다. 이러한 정책 환경 속에서 AT&T가 통신 3사 가운데 가장 먼저 대규모 투자 계획을 발표하면서 향후 통신 인프라 투자 확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경쟁사인 버라이즌 역시 조만간 CAPEX 확대 계획을 발표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현재 상황은 과거 2019년 통신장비 업황과 유사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당시 국내에서는 주파수 신규 할당 이후 통신 3사가 5G 상용화에 나서면서 통신장비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 이후 일부 업체는 실제 실적 개선까지 이어지며 상승세를 정당화한 바 있다.
이번 사이클에서는 미국이 핵심 시장이 될 전망이다. 증권가는 특히 올해 하반기 이후 국내 업체들의 실적 성장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통신장비 업종은 수주와 실적이 확인된 이후보다 투자 기대감이 형성되는 초기 국면에서 주가가 선행적으로 움직이는 경향이 강한 '내러티브 산업'이라는 점도 강조된다.
김 연구원은 "현재 국내 통신장비 업종은 일부 광통신 기업들이 실적 개선 기대를 반영하며 이미 상승세를 보이고 있으며, 무선 통신 장비 업체들도 최근 상승 흐름에 합류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단기 실적보다는 중장기 업황 개선 가능성에 주목하면서 각 분야 선도 업체 중심의 투자 전략이 유효하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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