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론 조합원이 농협중앙회장을 직접 선출하도록 당정이 농협 선거제도 개편을 추진하기로 했다. 또 선거법 위반 시의 공소시효는 3년으로 연장하고, 금품 제공 시의 형사처벌 및 과태료 규정도 강화할 방침이다. 최근 감사 결과를 통해 밝혀진 농협 비위의 근본 원인이 금권선거에 있다고 보고 중앙회장 선출방식 개편과 금품선거 통제장치 강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11일 국회에서 열린 당정협의회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농협개혁 추진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이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농업협동조합 개혁안 당정협의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이번 개혁방안은 지난 농식품부 특별감사(2025년11월24일~12월19일)와 정부 합동감사(국무조정실·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감사원, 1월26일~3월6일) 과정에서 드러난 취약한 내부통제와 인사·경영의 불투명성, 금품선거 등 농협의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마련됐다.
우선 당정은 비리·금권선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중앙회장 선거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현재 중앙회장은 지역조합장 1110명이 투표를 통해 선출하고 있는데 앞으론 조합원이 투표에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할 방침이다. 윤원습 농식품부 농업정책관은 "개혁추진단이 논의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다룬 부분이 선거제도 개선"이라며 "개선의 핵심은 중앙회장 선출 시 조합원인 농민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하고, 금품선거 유인을 줄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인 개선 방안은 두 가지다. 204만명 규모의 전체 조합원이 1표씩 행사해 중앙회장을 직접 뽑거나, 선거인단을 구성해 선출하는 방식이다. 선거인단제는 조합장과 조합의 대의원·이사·감사, 경제사업 이용조합원 중 일정 수를 추첨해 선거인단을 구성하고 투표권을 배분해 회장을 선출하는 식이다. 다만 조합원 전체가 투표에 참여하는 경우 선거 비용이 크게 늘어날 수밖에 없다. 당정은 이달 중 선거제도 개선안을 확정하고 제도 개선을 위한 관련법 개정을 추진하기로 했다.
금품선거 방지를 위해 형사처벌·과태료 강화와 공소시효 연장(6개월→3년)과 함께 자진신고자 처벌 경감 및 신고포상금 확대도 추진한다. 현재 3년 이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인 금품제공자 및 금품수수자에 대한 형사처벌 수준은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으로 상향하고, 제공가액 10~50배인 과태료는 30~80배로 확대하기로 했다.
농협 조직 전반에 대한 내부통제와 감사 기능은 강화한다. 이를 위해 범농협 차원의 통합 감사기구인 '농협감사위원회(가칭)'을 신설해 중앙회 내부에 있던 중앙회 ·조합·지주회사 등에 대한 감사 기능을 통합 수행하도록 하되, 별도의 특수법인을 설치해 사각지대 없는 독립적 감사 기능을 수행하도록 할 예정이다. 윤 정책관은 "신설 감사위원회는 위원장을 포함해 7명 규모로 위원 농식품부와 금융위원회에서 각각 1명씩 그리고 대한변호사협회 1명, 한국공인회계사회 1명, 중앙회 2명을 추천해 구성할 예정"이라며 "중앙회 준법감시인의 외부전문가 임명을 의무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직원의 범죄행위에 대해서는 고발을 의무화하며 금품수수와 횡령 등으로 유죄 선고 시 직무정지 근거를 신설하는 등 책임성을 강화한다. 현재도 농식품부 장관이 위법사항이 명확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회장에 대한 직무정지 처분이 가능하다. 하지만 관련 규정이 명확하지 않아 지금까지 농식품부 장관이 농협중앙회 회장에 대한 직무정지를 한 사례가 없다. 이에 유죄 선고 시 즉, 1심에서 유죄가 선고되면 직무정지할 수 있는 근거를 신설하려는 것이다.
농협 운영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기 위한 제도개선도 추진한다. 당정은 중앙회장의 지주·자회사에 대한 경영개입 금지 원칙을 명시하고 타 업무·직위에 대한 겸직을 금지하기로 했다. 또 인사추천위원회 외부위원 확대 등을 통해 인사 운영의 공정성을 높이고, 중앙회와 조합의 인사 등 운영 사안에 대한 회원·조합원 공개를 강화해 조합원과 회원 중심의 통제 체계 및 운영의 투명성을 제고해 나갈 계획이다.
회원조합지원자금(무이자자금)의 재량적 배분 등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자금계획 수립 시 재무건전성을 고려하도록 명시하고 특히 농식품부 사전 보고를 의무화한다. 그동안 중앙회장이 무이자자금을 재량적으로 확대(공약 이행 등)해 이를 통치자금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에 따른 것이다.
송미령 농식품부 장관은 "이번 개혁안의 신속한 이행을 통해 농협 비위 문제를 해소하고 농협이 조합원과 농업·농촌을 위한 건강한 협동조합으로 거듭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앞으로 관계부처, 농업인단체, 이해관계자 등과 긴밀히 협의해 개혁 법안을 신속하게 처리하는 한편, 농협이 농업인을 위한 협동조합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지역조합을 중심으로 한 경제사업 활성화 등에 대해서도 농협개혁 추진단을 통해 후속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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