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文 통화 누설' 강효상 전 의원 징역형 집유 확정…대법 "외교상 기밀 유출"

1·2심 "강효상 죄질 무겁다"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선고
대법서 확정…"면책특권·정당행위 해당 안 돼"

문재인 전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통화 내용을 유출한 혐의로 기소된 강효상 전 자유한국당 의원의 유죄가 최종 확정됐다.

20대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태로 재판에 넘겨진 강효상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21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20대 국회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충돌 사태로 재판에 넘겨진 강효상 전 자유한국당 의원이 21일 서울 양천구 남부지법에서 열린 첫 공판에 출석하기 앞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kimhyun81@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주심 노태악 대법관)은 공무상기밀누설, 외교상기밀누설 등 혐의로 기소된 강 전 의원과 전 주미 한국대사관 소속 공무원 A씨의 상고심에서 각각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 선고유예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 사건은 2019년 5월 9일 강 전 의원이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미 정상 간 통화 내용을 폭로하면서 불거졌다.

당시 주미 대사관에서 근무하던 A씨는 고등학교 선배인 강 전 의원과 통화하던 중,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에 대한 양국 정상의 대화 내용을 알려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이에 A씨는 외교부 3급 기밀로 지정된 '2019년 5월 7일 자 한미 정상 통화내용'을 확인한 뒤,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 일정과 방식 등이 담긴 내용을 강 전 의원에게 넘겼다.


조사 결과 강 전 의원은 "국회의원 의정활동에만 참고하겠다"며 관련 내용을 외부에 공개하지 않을 것처럼 A씨를 안심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강 전 의원은 기밀을 전달받은 당일 기자회견을 열고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방일 직후 한국을 들러 달라고 전화로 제안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일본 방문 후 미국으로 돌아가는 귀로에 잠깐 들르는 방식으로 충분할 것 같다고 답했다"는 등의 민감한 외교 대화를 발표했다.


재판의 핵심 쟁점은 유출된 한미 정상 통화 내용이 형법상 보호되는 '외교상 기밀'에 해당하는지 여부였다. 1·2심 재판부는 두 사람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면서도 가담 정도에 따라 형량을 달리했다. 재판부는 강 전 의원에 대해 "기밀의 내용과 중요성, 탐지·수집·누설한 방식 등에 비추어 죄질이 불량하고 범정이 무겁다"고 지적했다.

반면 기밀을 넘긴 A씨에 대해서는 "강 전 의원의 말에 속아 다소 우발적으로 범행에 이르렀고, 알려준 내용이 기자회견 등을 통해 널리 외부로 알려질 것이라 미처 예상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며 선처(선고유예)했다. 또한 이 사건으로 인해 미국 대통령 방한과 관련한 특별한 외교적 마찰이 발생하지 않은 점도 양형에 고려됐다.


대법원 역시 같은 판단을 내렸다. 재판부는 "해당 논의 내용이 형법 제113조 제1항의 외교상 기밀에 해당한다고 본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며, 강 전 의원 측이 주장한 정당행위나 국회의원 면책특권 등에 대해서도 "원심 판단에 논리와 경험칙을 위반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없다"고 판단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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