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메네이에 죽음을"…생방송 중 말실수한 이란 기자 논란

기자 말실수로 방송국 국장 해고

이란의 한 기자가 생방송 도중 실수로 이란 최고지도자를 비하하는 발언을 했다가 징계 위기에 처했다.


생방송 중 말실수에…"사과하겠다"
말실수 해명하는 이란 기자. 인스타그램

말실수 해명하는 이란 기자. 인스타그램


13일(현지시간) 국영 IRIB 방송에 따르면 지난 11일 이란 전역에서 열린 이슬람혁명 47주년 기념행사를 생중계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기자의 발언과 관련해 시스탄발루체스탄 지역 방송국 하문네트워크의 국장이 해고됐다. 하문네트워크는 국장 외 관련자들에 대해서도 직무를 정지하고 이들을 징계위원회에 회부했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확산한 당시 방송 장면을 보면 하문네트워크 소속 기자 무사브 라술리자드는 거리에서 시민들을 인터뷰하며 "알라후 아크바르"(신은 위대하다)라고 말한 직후 "마르그 바르 하메네이"(하메네이에게 죽음을)라고 말했다. 해당 발언은 이란 최고지도자인 아야톨라 세예드 알리 하메네이를 겨냥한 표현이다.


논란이 커지자 라술리자드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영상을 올려 "많은 사람 속에서 실수를 저질렀고, 이란 정권에 반대하는 이들에게 빌미를 제공해버렸다"며 "실수에 대해 사과한다"고 밝혔다.


AFP 통신은 기념행사 전날 밤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불꽃놀이가 열린 가운데 일부 시민들은 아파트 베란다로 나와 실제로 "하메네이에게 죽음을", "독재자에게 죽음을" 등 구호를 외쳤다고 보도했다.

이란 대통령, 반정부시위 유혈진압 첫 대국민 사과하기도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AFP연합뉴스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 AFP연합뉴스


이란 당국은 지난해 12월 시작된 경제난 항의 시위가 확산하며 정권 퇴진 구호가 커지자, 지난달 8일 전국적으로 인터넷·통신을 전면 차단하고 강경하게 시위를 진압했다.


이란 당국은 이번 시위 사태로 총 3117명이 사망했다고 집계했다. 반면 미국 기반 인권운동가통신(HRANA)은 지난 11일까지 7002명이 숨진 것으로 파악됐고, 1만1730명의 사망 사례를 추가로 확인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란 당국은 과거에도 시위 진압에 따른 사상자 규모를 축소하거나 발표하지 않은 사례가 있어 실제 피해 규모를 둘러싼 논란은 이어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마수드 페제시키안 이란 대통령은 지난 11일 반정부시위 유혈 진압에 대해 처음으로 사과했다. 국영 IRIB방송, 메흐르 통신 등에 따르면 페제시키안 대통령은 테헤란에서 열린 이슬람혁명 기념행사에서 "1월 8∼9일 발생한 불행한 사건은 우리나라에 큰 슬픔을 안겼다"며 "국민 앞에 부끄러움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어 반정부시위를 촉발한 경제난과 관련해서 "대통령으로서 모든 부족한 점에 대해 국민에게 사과한다"며 "정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진지하게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란 대통령의 이 같은 직접 사과는 민심 동요를 무마해 체재 결속을 다지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허미담 기자 damda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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