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로 '23원'을 '9억'으로 둔갑…판사도 속인 '의사 사칭' 20대 구속기소

의사 사칭하며 3억대 투자 사기
구속 위기 몰리자 AI로 '재력가' 조작
검찰 보완수사로 계좌추적해 구속기소

인공지능(AI) 기술로 23원뿐인 예금 잔고를 9억원으로 부풀려 판사를 속이고 구속을 면하려 한 20대 사기범이 검찰의 직접 보완수사 끝에 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강진형 기자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강진형 기자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3부(부장검사 김건)는 사기, 사문서위조 및 동행사 등 혐의를 받는 20대 남성 A씨를 지난 6일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8월부터 10월 사이 의사 및 사업가를 사칭하며 피해자로부터 투자금 등 명목으로 약 3억2000만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수사 과정에서 A씨는 AI 이미지 생성 기능을 이용해 의사국가시험 합격증과 가상화폐 자산 내역 등을 조작하며 재력가 행세를 해온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A씨는 사기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되자, 실제 잔액이 23원에 불과한 계좌를 AI 플랫폼을 통해 9억여 원이 입금된 것처럼 꾸민 허위 잔고증명서를 만들어 법원에 제출했다. 당시 재판부는 A씨가 제출한 위조 서류를 믿고 "피해 금액을 변제할 자력이 있다"고 판단해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영장 기각 후 약 한 달이 지났음에도 A씨가 피해자에게 돈을 돌려주지 않은 사실을 확인한 검찰에서 직접 보완수사에 나섰다. 검찰은 앞서 A씨가 다른 증거들을 AI로 위조했던 점에 주목했다. 이후 은행 홈페이지 제증명 발급 조회를 통해 해당 잔고증명서가 가짜임을 확인하고, 계좌 추적 영장을 집행해 실제 잔고가 23원이라는 사실을 밝혀냈다.


검찰은 이후 구속영장을 다시 발부받았고, 추가 조사 후 A씨를 구속기소 했다.

검찰 관계자는 "육안으로 식별하기 어려운 고도의 위조 기술로 판사까지 속인 사례"라며 "적극적인 보완수사를 통해 AI 기술을 이용한 재산 범죄와 사법 정의를 위협하는 행위에 대해 엄정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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