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미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광역 단위 행정통합 논의가 전국 곳곳으로 확산하는 흐름 속에서, 행정통합의 성패는 '행정구역 조정'이 아니라 거버넌스 구축과 지방선거제도 개선을 얼마나 동시에 설계하느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임미애 더불어민주당 경북도당위원장
임 의원은 24일 의견문을 내고 "대전·충남, 광주·전남 등 행정통합 논의가 본격화되는 가운데, 행정통합을 추진하는 광역 지방정부에 대한 과감한 인센티브 방안을 제시한 것은 국토 균형발전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려는 정부의 강한 의지"라며 "이를 환영한다"고 밝혔다.
그는 "수도권 일극 체제를 완화하고 국토 균형발전을 추진해야 하는 국가적 과제 앞에서 광역 단위 행정통합은 유력한 정책 수단"이라면서도 "통합 효과를 극대화하려면 중앙정부의 인센티브와 함께, 반드시 병행돼야 할 제도 개선 논의를 더 늦추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 "대구·경북 통합 논의, 왜 실패했나…공감대·조정 능력·신뢰 모두 흔들렸다"
임 의원은 과거 대구·경북 행정통합 추진 과정이 좌초된 점을 '반면교사'로 꼽았다. 그는 "행정통합은 단순한 행정구역 조정이 아니라 지역의 권한과 재정, 주민의 대표성과 참여 구조까지 함께 바꾸는 일"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대구·경북 통합 논의는 공론화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도민 공감대 부족, 시·군·구 권한 축소 우려, 이해관계 조정 실패가 누적되며 추진 동력이 약화했다"며 "홍준표 전 대구시장의 일방적 추진과 중단 선언을 거치면서 사회적 신뢰도 크게 훼손됐다"고 지적했다.
그는 "우리가 얻은 교훈은 분명하다"며 "신뢰 기반의 합의 구조 없이 통합은 추진되기 어렵고, 견제와 균형 장치 없이 거대한 통합 지방정부가 만들어질 경우 역기능은 더 커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 임미애 "통합의 '속도'보다 중요한 건 '설계'…제도개선 병행해야"
임 의원은 '제대로 된 행정통합'을 위해 최소 세 가지 과제가 함께 추진돼야 한다고 밝혔다.
첫째, 사회적 합의와 거버넌스 구축이다. 임 의원은 "시·군·구와 주민, 전문가, 이해당사자가 참여해 쟁점을 투명하게 공유하고 숙의·조정하며, 합의된 내용이 실제 추진 과정에 반영되는 구조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둘째, 지방선거제도 개선을 통한 대표성과 견제 기능 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통합으로 권한과 규모가 커지는 만큼 지방의회 구성의 다양성과 경쟁이 담보돼야 한다"며 "그에 걸맞은 선거제도 개선 논의가 병행돼야 한다"고 했다.
셋째, 지방정부 기관구성 다양화 시범사업 선행을 제시했다. 임 의원은 "지역 여건에 맞는 권한 배분과 내부 균형 장치를 실제로 시험·검증하는 제도 실험이 먼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 "통합의 목적은 '몸집'이 아니다…민주적 운영구조가 전제돼야"
임 의원은 "행정통합의 목적은 단지 지방정부의 몸집을 키우는 데 있지 않다"며 "다양한 목소리가 조화를 이루고 더 나은 대안을 찾아가는 민주적 운영구조가 전제될 때 통합은 진정 '지역의 미래'가 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경북 민주당은 행정통합을 적극적으로 추진하면서도, 향후 논의 과정에서 사회적 합의 기반의 절차와 균형발전 안전장치, 견제와 대표성 강화가 함께 설계되도록 정부와 함께 책임 있는 역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행정통합은 '행정지도' 위에 선을 긋는 작업이 아니라, 지역 권력의 구조를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통합이 성공하려면 규모 확대보다 먼저 신뢰와 균형의 장치가 마련돼야 한다. 거버넌스와 선거제 개혁을 '부수 과제'로 미루는 순간, 통합 논의는 또다시 속도 경쟁으로 흐르고 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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