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보]"탈락 시키려고 최하점"…산업안전지도사 시험 후폭풍

협회 유착 의혹·점수 조작 의혹 채점
6분간 대답에도 '전혀모름' 점수 의문
수년간의 공부 기간·미래계획 무산돼
일부 수험생들 '불합격 취소' 행정심판

[속보]"탈락 시키려고 최하점"…산업안전지도사 시험 후폭풍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조별 절대평가'를 하도록 했다는 것으로 비롯된 국가전문자격 산업안전지도사(건설안전) 시험의 최대 피해자인 수험생들이 시험에 대거 탈락하면서 미래 계획이 산산조각 났다. 협회와 공단 유착 의혹을 시작으로 한 수험생에겐 탈락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최하점을 준 사실이 드러나면서 행정심판으로 번질 판이다.


4일 산업인력공단 등에 따르면 최근 공단이 실시한 제15회 국가전문자격 산업안전지도사(건설안전) 시험이 한국산업안전보건지도사협회와 공단의 유착 의혹 등으로 인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해당 시험은 면접위원이 '조별 상대평가'를 하게끔 공단 측으로부터 오해받았고, 추상적 평가표 등으로 인해 탈락자들의 점수가 임의로 조작됐다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탈락 위해 고의로 최하점…행정심판 예고


일부 탈락자들은 해당 시험에 대해 불합격 취소를 요구하는 행정심판도 진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탈락자 A씨의 경우 ▲협회와 공단의 유착 의혹 ▲실제 면접위원의 증언 ▲점수 조작 의혹이 있는 채점표 ▲면접 과정 등을 근거로 행정심판을 제기할 예정이다.


공단 한 직원은 "협회로부터 합격률이 높다는 민원이 계속 들어오고 있다", "자격증 수요를 조절해달라는 요청에 공단이 휘둘린 것 같다"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면접위원들 사이에서도 대부분이 해당 시험을 절대평가가 아닌 '조별 상대평가'로 인지했고, 실제로 한 부스당 7~9명이 면접을 치러, 각 조당 1~2명이 합격하는 현상이 발생했다.


A씨의 채점표에서 한 문제가 최하점 수준을 받은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A씨는 해당 시험 1번 문제(철골 표준 안전 작업지침)에서 3명의 면접위원에게 1.1점 2명, 0.3점 1명을 받아 합계 2.5점/10.5점을 받았다. 2번 문제(지게차 방호장치)는 총 6.5점/10.5점, 3번 문제(지게차 방호장치)는 6.5점/9점 등 평균 5.3점으로 탈락했다. 해당 시험은 10점 만점 중 6점 이상이면 합격할 수 있다.


첫 번째와 두 번째 문제는 면접위원이 수험자의 답변을 탁월(3.5점)과 우수(2.7점) 보통(1.9점)과 단순(1.1점), 미흡(0.3점) 등 5개로 평가했다. 여기서 미흡(0.3점)의 경우 문제와 관련 있는 답변을 한마디도 하지 못할 경우 받게 되는 점수다.


A씨는 "시험 범위 안에 드는 표준안전작업지침은 8가지가 있고, 기둥과 보 건립 문제가 2차에 나왔기에 우선인 건립 준비와 철골 반입은 특히 기출문제를 포함해 모조리 공부했었다"며 "더욱이 일반적인 안전 조치는 건설의 종류에서 범용으로 적용되는 것인데, 단 한마디도 못 했다는 점수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 의문이다"고 토로했다.


이어 "해당 시험은 15분에 2분의 추가시간을 더해 17분에 걸쳐서 진행됐다. 1번 문제에서 6분가량을 답한 수험생에게 최하점을 준다는 것은 채점 규정에 어긋나는 행위이며, 엉뚱한 대답에 시간을 소요하게 했다면 시험시간을 고의로 방해한 업무 방해 행위다"며 "지도교수한테도 시험이 끝난 뒤 가채점을 해봤을 때 충분한 합격 점수라고 말했었다"고 말했다.


한 면접위원은 "문제에 대해 관련 있는 답변을 한마디라도 한 경우에는 전혀 모름을 주는 것은 공단에서 규정 위반이라고 사전 교육을 받았다"며 "1차와 2차를 통과한 수험생이 관련된 안전조치에 대해 전혀 아무것도 답변을 못 할 수는 없다"고 의아해했다.


이에 따른 실제 지도사들의 진정서도 잇따를 것으로 보인다. 한 지도사는 "A씨가 면접시험을 마치고 시험에 출제됐던 문제와 답변 내용에 대해 전화 통화를 약 10분 정도 했다"며 "건설안전기술사와 산업안전지도사 자격을 소지한 전문가로서 답변 내용이 충분히 합격권에 도달했다고 판단한다. 법령에 기초한 답변과 추가로 현장 조치 내용까지 답변했다면 충분히 합격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지도사는 "A씨가 시험을 마친 후 어떻게 답변했는지 구체적으로 내용을 들었을 때 합격을 예측했었다"며 "특히 1번 철골 문제를 사전에 준비한 것도 알고, 이후 답을 맞혀보는 과정을 봤을 때 최하위권으로 채점된 것은 채점 과정에 심각한 오류가 있었던 것으로 생각된다"고 말했다.


◆수년 공들인 시간·미래 계획 모두 산산조각


이같은 합격률 조절로 인해 피해로 수년의 시간을 들인 수험생들은 미래의 계획마저도 모두 무산된 상황이다.


A씨는 2년 전 해당 자격증을 알게 된 후 시험에 합격하기 위해 최근까지 이 공부에만 매진했다. 관련법이 바뀌고 기술지도가 의무화되면서 해당 자격증은 '블루오션'으로 떠올랐다.


1년에 1회 밖에 없는 시험이기에 그는 하루도 빠짐없이 14시간씩 실수하지 않도록 같은 문제를 몇번이고 달달 외웠다. 간절한 마음을 본 지도교수도 '자율안전 컨설팅' 사업 기반을 마련해주겠다는 약속까지 받았다고 한다.


A씨는 서울과 광주, 대구에 위치한 한 대형 소방 학원에 산업안전지도사 자격증을 취득한 후 건설안전 분야 강사로 나설 계획이었다. 또 한 정부 소속 교육기관에도 스카우트 제의를 받는 등 2곳에서 취업 준비를 마친 상황이었다.


그러나 지난 9월 공단은 A씨를 불합격 처리하면서 계획이 무너졌다. A씨는 "인생에서 최대의 행운이 찾아왔는데 범죄자들에 의해 강탈당한 기분이 든다"며 "이번 시험은 단순 불합격이 아닌 인생이 걸렸었고, 합격률을 임의로 조절한 공단이 저지른 폭력이다"고 말했다.


한편, 공단은 협회와 유착 의혹과 관련해 내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시험과 관련해서 한 면접위원이 기밀 유지를 위반했다는 이유로 수사를 의뢰했으나, 최근 철회했다.





호남취재본부 민찬기 기자 coldai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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