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 아파트 전셋값이 꾸준히 상승하면서 내년 지방 시장에 대한 '낙관론'이 확산하고 있다. 전세가 오르는 지역을 중심으로 확실한 회복 신호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4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방 전세시장은 이번 정부 들어 상승 추세에 진입했다. 11월 4주 차 기준 지방 5대 광역시는 17주째, 지방 8개 도는 10주째, 지방 전체는 13주째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 최근 주간 상승률을 보면 부산(0.09%)과 울산(0.12%)이 두드러졌고, 세종(0.30%)·진주(0.20%)·서산(0.20%)·전주(0.12%) 등도 강세를 보였다.
김승준·하민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지방은 전체가 하락하는 시장이 아니라 수급 환경에 따라 주거비용이 먼저 움직이는 지역이 많다"며 "내년 지방 가격 상승이 핵심 키워드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향후 광역시 중심으로 매매가격의 상승 흐름이 추세적으로 나타난다면 지금이 사이클의 초입일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수민 NH농협은행 부동산 전문위원도 "지방은 전세와 매매가 거의 같은 사이클로 움직이는 대표적인 시장"이라며 "부산·울산·대구 수성구처럼 실수요 기반이 뚜렷한 곳은 이미 분위기가 살아났고, 내년엔 이들 지역을 중심으로 상승세가 더 명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세와 매매의 동행 흐름은 통계에서도 확인된다. 지방 전셋값은 8월 넷째 주 상승 전환 이후 10주 연속 상승 중이다. 11월부터는 지방 아파트 매매가격도 '100주 하락장'을 끝내고 상승 전환했다. 이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으로 부산의 경우 지난 10월 3년여 만에 매매 하락세를 끊었는데, 그보다 약 6개월 앞선 4월부터 전셋값이 뛰었다.
반면, 지방 집값을 낙관하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세차익 기대감이 약하다 보니 매매보다 전세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아, 전셋값만 유독 눈에 띨 수 있다는 지적이다.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전셋값 상승만으로 지방 전체 회복을 단정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며 "지방은 과거 사례에서도 단기 반등이 장기 상승으로 이어지지 못한 경우가 많았고, 시장이 흔들릴 경우 매도 타이밍을 잡기 어려운 구조적 리스크가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내년 지방 시장이 대체적으로 선별적 회복세를 나타낼 것이라는 점에 의견을 같이한다. 양 위원은 "부산 해운대구나 대구 수성구처럼 실수요 기반이 탄탄한 지역은 분명 올해보다 시장이 좋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 위원도 "광역시·학군지·생활권 중심의 회복세는 올해보다 더 강화될 것"이라며 "지방 내 양극화와 지역별 차별화가 더욱 심해질 가능성도 있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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