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영장 기각…‘계엄 1주기’ 특검 수사 동력 꺾였다(종합)

민주당, ‘내란 특별전담재판부’ 요구
특검 2기 출범 등 사법부 공세 이어갈 듯
조은석 특검, 영장 기각으로
내란 표결 방해 수사 동력 급격히 약화
741쪽 의견서·9시간 공방 불구
법원 “도주·증거인멸 우려 부족” 판단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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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재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4시50분께 영장실질심사 결과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표결 방해 의혹(내란중요임무종사)을 받는 추경호 전 원내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한다고 밝혔다.


이 판사는 추 전 원내대표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친 뒤 "피의자 주거, 경력, 수사진행경과 및 출석상황, 관련 증거들의 수집 정도 등을 볼 때 피의자에게 도망 및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보기 어려운 점 등의 여러 사정을 종합하면, 피의자를 구속해야 할 사유와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추 전 원내대표는 지난해 12월 3일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민의힘 소속 의원들이 국회의 비상계엄 해제 의결 표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방해한 혐의를 받았다.


추 전 원내대표와 내란 특검팀은 국회 체포동의안 표결까지 가면서 치열하게 다퉜다. 특검팀은 계엄 당일 추 전 원내대표가 윤석열 전 대통령과 홍철호 전 정무수석, 한덕수 전 국무총리와 통화한 다음 의원총회 장소를 여러번 바꾼 사실이 있는 만큼 표결 방해의 의도가 짙다며 영장을 청구했다.


전날 구속 전 피의자 심문에서도 양 측은 9시간에 가까운 혈투를 벌였다. 오후 3시에 시작한 심사는 11시 50분을 넘겨 끝났다. 특검팀은 741쪽 분량의 의견서와 PPT 자료 304장을 법원에 제출하고 추 전 원내대표 구속을 위해 총력을 쏟았다. 박지영 특검보는 "국민의 기본권이 침탈당하고, 국회가 군에 의해 처참하게 짓밟히는 상황에서 여당의 원내대표로서 마땅히 어떤 일을 했었는가에 대한 범죄의 중대성을 부각하기 위해 노력했다"고 밝혔다.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추경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뒤 회의장에서 퇴장해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1.27 김현민 기자

장동혁 대표와 송언석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이 27일 추경호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된 뒤 회의장에서 퇴장해 규탄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5.11.27 김현민 기자

전날 추 전 원내대표는 장동혁 대표 등 국민의힘 의원 90여명의 응원을 받으며 법원에 도착했다. 그는 법정으로 들어가기 전 "정치적 편향성 없는 법원의 공정한 판단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최기식 변호사 등 변호인단도 의견서 400쪽과 PPT 120쪽 분량을 준비해 특검의 구속영장 청구가 무리하다는 취지로 반박했다.


영장심사가 진행되는 동안 국민의힘 의원들은 "추 전 원내대표를 목숨 걸고 지켜야 한다"고 외치며 '내란 특검 규탄대회'를 열었다. 장 대표는 "영장은 반드시 기각될 것"이라며 "오늘은 무도한 이재명 정권의 독재를 끝내는 국민 대반격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장이 기각된 이상, 특검팀은 추 전 원내대표를 불구속 상태로 재판에 넘길 것으로 보인다. 보완 수사 기간이 촉박하기 때문이다. 특검팀의 수사는 오는 14일 종료된다. 이와 함께 계엄해제 표결에 불참한 국민의힘 의원 90여명에 대한 추가 수사에 대한 동력도 잃게 될 전망이다. 특검법상 이에 대한 수사는 국가수사본부로 이첩된다.


추 전 원내대표에 대한 영장 기각으로 비상계엄 사태 1주년을 맞는 국민의힘은 큰 고비를 넘기게 됐다. 당장 더불어민주당의 '내란 정당', '위헌정당 해산심판' 공세가 빗겨갈 것으로 관측된다. 당 지도부의 정부·여당에 대한 공세 역시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민주당은 사법부로 화살을 돌릴 공산이 크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지난달 28일 최고위원회에서 "만약 영장이 기각되면 그 화살은 조희대 사법부로 향할 것"이라며 "내란재판부 설치 등 사법개혁에 대한 요구가 봇물 터질 것"이라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asiae.co.kr
염다연 기자 allsal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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