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2026년도 예산안에서 기후동행카드보다 정부의 K-패스에 더 많은 예산을 편성했다. 내년부터 K-패스 혜택이 기후동행카드처럼 '무제한 정액권'으로 확대됨에 따라 이용자가 K-패스로 다수 이동할 것이라는 판단이다.
30일 서울시가 발표한 2026년도 예산안에 따르면 기후동행카드 운영 예산은 1489억원, K-패스 운영 예산은 3775억원이다. 올해 기후동행카드 예산이 1089억원으로 K-패스 운영 예산 996억원보다 많았는데 역전된 것이다.
기존 알뜰교통카드 사업을 대체하는 'K-패스'가 서비스를 시작한 2일 서울 종로 광화문역에서 시민들이 지하철을 이용해 출근하고 있다. 2024.05.02 조용준 기자 jun21@
K-패스 운영 예산이 늘어난 것은 K-패스 혜택이 기후동행카드처럼 '무제한권'으로 확대되면서 이용자가 늘어날 것으로 봤기 때문이다. 김태명 서울시 교통기획관은 이날 서울시청에서 열린 예산안 브리핑에서 "지난달 기준 기후동행카드를 70만명이 쓰고, K-패스를 67만명이 사용하는데, (혜택 확대로) 35만명 정도가 K-패스로 넘어갈 것으로 예측된다"며 "그 판단에 따라서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도 서울시와 재정지원 관련 갈등을 겪고 있는 시내버스, 마을버스 예산은 각각 3500억원, 510억원이 편성됐다. 올해 예산보다 300억원, 94억원이 증가했다.
다만 시내버스 노사 갈등의 핵심인 상여금의 통상임금 편입, 마을버스조합이 요구하는 환승손실금 보전 관련은 이번 예산에 포함되지 않았다. 김 기획관은 "환승손실 보전은 흑자 업체가 더 많은 지원을 받게 되는 시스템이기 때문에 검토가 필요하다"며 "실무자협의회를 통해 앞으로 조율해나갈 예정"이라고 했다. 서울 마을버스조합은 시에 환승손실금 보전과 요금 인상 등을 요구하고 있다. 승객이 마을버스 요금(1200원)을 낸 뒤 지하철·시내버스로 환승할 경우 마을버스 업체는 600원만 정산받고 나머지 600원은 손실로 잡히는데, 이를 시가 100% 보전하지 않아 환승객이 많을수록 업체 손실이 커지는 구조라는 주장이다.
또 시내버스 노사 임금단체협상에 대해서는 전날 동아운수 2심 선고를 언급하며 "판결문이 나와봐야 최종 확정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전날 서울고등법원에서 동아운수 노동자들이 제기한 통상임금 소송 2심 선고가 진행됐다. 2015년 동아운수 버스 노동자들이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산입시켜달라며 사측에 제기한 소송으로, 판결이 올해 시내버스 노사 임금단체협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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