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정부 전산시스템이 멈춰선 지 엿새째, 복구율은 여전히 10%대다. 행정 대혼란은 없지만 전반적인 복구 속도가 더뎌 국민 불안은 여전하다. 정부는 국정자원에 현장상황실을 설치해 시스템별 복구 진행 상황을 직접 살피고 자원 동원을 책임지도록 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일 오전 8시 기준 시스템 장애가 있던 647개의 정보시스템 중 98개(15.1%)가 복구됐다. 영향력이 크고 사용자 수가 많은 1등급 시스템은 21개, 2등급 시스템은 14개가 포함됐다.
연합뉴스
전날 '하도급지킴이' 시스템이 복구돼 건설공사 등 하도급 계약 시 대금 지급의 전 과정을 전자처리해 임금 체불을 예방할 수 있게 됐다. 또 119 이동전화 수동조회 기능이 정상화되면서 119 상황실 근무자가 신고자의 위치정보를 정확히 파악할 수 있게 됐다. 다만 복구된 시스템 중에도 '신규발급 제한(모바일신분증)' '메일 작성 및 첨부파일 발송 제한(모바일공직자통합메일시스템)' 등 제한 사항이 있어 '완전한 복구'까지는 시일이 걸릴 예정이다.
정부는 직접 화재 피해를 입은 5층 전산실 관련 시스템은 '공주 센터'를 활용해 복구하는 계획을 내놨다. 공주 센터는 문을 열지 않았지만 지난 8월부터 대전 센터의 백업 데이터를 보관 중이다. 윤호중 중대본부장(행정안전부 장관)은 "화재가 발생한 5층 전산실과 연계돼 복구에 어려움이 있는 시스템들이 있다"며 "경우에 따라서는 공주 센터 등에 소산돼 있는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안도 상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정자원에는 현장상황실을 설치하기로 했다. 김민재 행안부 차관이 현장상황실장을 맡아 647개 시스템별 복구 진행 상황을 살피고 복구를 위한 자원 동원을 책임진다.
문제는 예상보다 더딘 복구 속도다. 현재 전산시스템 복구에만 공무원 130명, 유지 관리 사업 인력 574명이 투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무엇보다 이번 화재로 중단된 정부 전산시스템 647개 중 전소된 96개를 제외한 부분도 복구가 늦다.
정부는 화재로 인한 분진 청소 등 복구를 위한 사전 작업이 예상보다 길어지고 있다는 입장이다. 전소하지 않은 시스템에 대한 전원 공급 과정에서 문제도 우려한다. 이재용 국가정보자원관리원(국정자원) 원장은 "연기나 열에 의해서 민감한 부품이 손상을 입었을 수 있고 화재 당시 전기를 빠르게 차단하는 과정에서 기계적 부담이 발생한 부분도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정자원 내부에서는 시스템 재가동을 하는 과정에서 부품을 새로 수급하는 방안도 함께 준비 중이다.
정부가 계산한 복구 완료 시점이 더 늘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복구 작업은 업무 영향도나 사용자 수, 파급도 등이 높은 1·2등급 시스템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어서다. 전체 647개 중 3분의 2가량 해당하는 3·4등급 시스템 복구가 후순위로 모두 밀렸다는 얘기다. 중대본 관계자는 "그나마 정부24와 무인민원발급기 등 민원서비스가 일부 정상화돼 큰 혼란은 벌어지지 않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전했다.
이번 화재 사태가 조사와 복구 단계로 넘어가면서 국민과 기업 등에 대한 피해보상 방안도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이용석 행안부 디지털정부혁신실장은 전날 브리핑에서 "납부 지연 등은 기한 연장을 통해 불이익이 없도록 하겠다"며 "실질적 금전 피해 사례가 접수되면 별도 논의 후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세금 납부와 같은 업무를 제외한 개인 피해에 대해서는 전반적인 보상 가이드를 수립하는 방안도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5층 7-1전산실에 있던 96개 시스템에 대한 이전 작업은 이날부터 시작한다. 민관협력형 클라우드로 이전하는 작업으로, 중대본 관계자는 "자원 풀을 구축하고 기존 유휴자원을 활용해 10월1일부터 (96개) 업무 프로그램 이전을 시작할 것"이라며 "재가동 전 분진 제거 작업이 필요한 5층 7·8 전산실 서버는 오는 12일까지 분진 제거 작업을 마치겠다"고 덧붙였다.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이 1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행정정보 시스템 화재 관련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에 참석, 발언하고 있다. 2025.10.1 조용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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