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과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오늘(30일) 부산에서 정상회담과 만찬을 한다. 지난달 23일 도쿄에서 열린 한일 정상회담 이후 한 달 만에 성사된 회담으로 셔틀외교가 복원·정착됐다는 의미가 있다. 특히 이시바 총리의 이번 답방에서 대미 관세협상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지도 관심이다. 대통령실은 관세협상은 한일 정상회담의 공식 의제가 아니라면서도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 가능성은 열어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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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정상의 만남은 올해 들어 캐나다에서 열린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계기 양자 접촉까지 포함하면 세 번째다. 양측은 8월 도쿄에서 합의한 과제들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는 한편 ▲인구감소·지방소멸 대응을 축으로 한 지역협력 ▲인공지능(AI)·수소 등 미래산업 협력 ▲공급망·경제안보 협력 등 의제를 공동발표문에 준하는 '합의 형태'로 결과를 정리하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회담의 형식은 '실무 중심'이되 환대와 친교 프로그램도 병행해 "그 이상의 환대"를 보여주겠다는 게 대통령실의 구상이다.
이번 회담에서 우선 주목할 것은 서울이 아닌 부산에서 열린다는 점이다. 일본 총리가 양자 정상회담을 위해 한국의 지방 도시를 찾는 것은 2004년 제주에서 열린 '노무현·고이즈미 회담' 이후 21년 만이다. 대통령실은 부산 개최를 '셔틀외교의 정착'과 '지역균형 발전 의지'를 함께 보여주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고 설명했다.
제조·물류 인프라가 강한 부산의 특성을 살려 수소 공급망, 항만·데이터센터 연계 에너지 수요관리, 대학·연구기관 간 공동 연구개발(R&D) 트랙 같은 협력 과제가 제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안보 영역에선 한일, 한·미·일 공조 강화 의지도 재차 확인할 전망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전날(29일) 기자간담회에서 "인구 문제와 지방 활성화, AI·수소 등 미래협력 확대를 폭넓게 논의하고, 8월 합의의 이행을 점검한다"면서 "격변하는 지정학적 환경과 무역 질서 속에서 유사한 환경을 가진 이웃이자 협력 파트너로 한일이 함께 고민하고 기여하는 방향으로 우리 지평을 확대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미 관세협상에 대한 비공개 논의도 이어질지 관심이다. 일본이 대미 관세 문제의 후속 절차를 상당 부분 정리한 만큼, 투자 구조 설계·시장 안전장치 등에 대한 모종의 대화가 오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정부는 현재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선불로 요구하고 있는 '3500억달러 현금 투자' 방식과 관련해 "정부가 현금으로 감당하는 형태는 불가능한 영역"이라는 입장을 여러 차례 밝힌 상황이다.
이에 대해 위 실장은 공식 의제는 아니라고 선을 그으면서도 "지난 한일 정상회담에서도 의제는 아니었지만 논의는 됐다. 일본 측으로부터 유용한 조언을 들은 바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이 우리보다 앞서가고, 우리가 뒤에 가고 있기에 일본의 경험이나 생각을 참고할 수 있을 것"이라며 "지정학적 변화에 어떻게 대처하는 게 적절한지 지혜를 모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경험을 공유하는 수준의 의견 교환 가능성에는 여지를 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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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바 총리는 내달 4일 일본 집권 자민당의 새 총재 선출에 이어 국회에서 신임 총리가 결정되면 퇴임한다. 이날 정상회담은 퇴임을 앞둔 이시바 총리가 자신이 떠나는 입장이지만 답방을 하고 싶다는 입장을 전했고, 이 대통령이 이를 수용해 성사됐다. 이시바 총리가 퇴임한 후에도 일본 정계의 중진의원으로 한일관계의 발전과 성장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는 점을 확인하는 회담으로 실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위 실장은 성과가 나오더라도 지속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일각의 우려에 대해 "두 정상이 논의하고자 하는 의제는 인구문제, 지방 활성화 등 정권을 넘어 한일 양측이 공동으로 안고 있는 문제"라며 "정부가 바뀌더라도 문제의식은 같기 때문에 지속성이 있을 것"이라고 답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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