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의회 정책지원관이 의원을 대신해 추경 보고를 받은 사건이 발생한 지 한 달이 지났지만, 파장은 계속되고 있다. 사과문으로 일단락되는 듯했으나, 감사 권한을 어디에 두어야 하는지를 두고 구청 감사실과 의회, 행안부까지 입장이 엇갈리면서 논란은 오히려 확산되고 있다.
광주 북구의회.
24일 아시아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 8월 25일 북구의회 한 정책지원관은 의원을 대신해 집행부 공무원들로부터 추가경정예산(추경) 보고를 받았다. 당시 보고에 참여한 다수의 공무원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의원이 없는 자리에서 정책지원관이 사실상 의원처럼 보고받았다"고 전했다.
한 간부는 "의원 자리에 앉아 '어서 오라'고 해 놀랐다"며 "설명 자체가 납득하기 어려웠다"고 했고, 또 다른 간부는 "자료만 받겠다더니 결국 설명까지 요구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공무원노조 북구청 지부는 "보좌 인력이 직접 보고를 받는 것은 제도 취지에 맞지 않는다"며 공개 사과를 요구했다.
정책지원관은 곧바로 내부 게시판에 사과문을 올려 "자료만 챙기려 했는데 설명을 듣고 오해를 불렀다. 불찰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일부 공무원들은 "정책지원관이 의원 지시라며 보고를 요구했다"고 말해 진술은 엇갈렸다.
광주 북구 청사.
이후 북구의회는 지난 3일 자체 조사에 한계가 있다고 보고 구청 감사담당관실에 해당 사안을 감사 의뢰했다. 이에 감사담당관은 9일 회신에서 "의회 사무직원의 인사·징계 권한은 의장에게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감사실 관계자는 "2022년 지방자치법 개정으로 의회 사무직원에 대한 임용과 징계 권한은 의장에게 귀속돼, 관련 내용을 의회에 통보했다"며 "의회에는 법적 의미의 자체 감사기구는 없지만 내부적으로 운영 점검 기능을 둘 수는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감사원은 '자체적으로 판단하라'는 입장인 점 등을 설명했다.
감사 권한을 두고 이견이 엇갈리자 북구의회는 18일 행정안전부에 유권해석을 요청했다. 행안부는 전날 회신에서 "의회사무국 소속 직원 징계 권한은 의장에게 있으나, 감사 기구 설치 근거가 없어 구청 감사실이 조사·감사를 실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또 "구청 감사실이 조사한 결과를 의회에 통보하면, 의장은 지방의회 징계위원회 의견에 따라 최종 처분을 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명시했다.
이번 논란은 단순한 해프닝을 넘어 제도 전반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구청 관계자는 "감사 권한을 두고 해석도 다르고 입장도 다르다"며 "꼭 이번 건이 아니더라도 제도적으로 보완할 필요성은 분명해 보인다"고 말했다.
인근 다른 기초의회 관계자는 "정책지원관 제도가 도입 취지대로 운영되기보다 의원과의 관계 맺기 경쟁부터 시작되는 분위기다"며 "업무 역량이나 전문성이 뒷전으로 밀리면서 오히려 하향 평준화되는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최무송 북구의회 의장은 이번 사안과 관련해 "의회 차원에서 일련의 절차를 처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집행부가 공공감사에 관한 법률 등을 이유로 난색을 표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전날 행안부 답변을 즉시 집행부에 전달했고, 자칫 감사나 조사가 지연된다는 오해를 사지 않도록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