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이재명 대통령이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새 틀로 제시한 'END(Exchange·Normalization·Denuclearization) 이니셔티브' 구상에 대해 상반된 평가를 내놨다.
24일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대통령의 유엔(UN) 기조연설에 대해 "12·3 비상계엄을 극복한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저력을 세계만방에 알렸다"며 "END 이니셔티브는 한반도 냉전을 끝내고 세계 평화에 기여하기 위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겠다는 것을 보여주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23일(현지시간) 제80차 UN 총회에서 "교류(Exchange), 관계 정상화(Normalization), 비핵화(Denuclearization), 즉 'END'를 중심으로 한 포괄적 대화로 한반도에서 적대와 대결의 시대를 종식(END)하고, '평화공존과 공동 성장'의 새 시대를 열어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북한의 비핵화가 쉽지 않은 상황에서 현실적이고 과감한 제안을 했다는 분석도 나왔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소속 홍기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서 "과거에는 북한의 비핵화를 전제로 관계 정상화를 논의했다면 지금은 북한이 핵이나 미사일을 더 진전시키지 않는 상태에서 대화하자는 인식으로 바뀐 것"이라고 풀이했다.
북한이 대화에 나설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점쳤다. 홍 의원은 "비핵화에 대한 집념만 버린다면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만날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은 북한도 미국과 대화 여지를 열어둔 것"이라며 "사전에 많은 대화와 상호 간 인식의 공통점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외통위 국민의힘 간사인 김건 의원은 MBC 라디오에서 "북핵 관련 우리 입장에 변화가 없다는 것을 재확인했다"며 한미 간 조율한 흔적이 보이지 않는 부분을 아쉬운 점으로 꼽았다. 김 의원은 "과거 대북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을 마련할 때는 미국과 협의를 거쳤고 발표 후 미국의 지지가 나왔다"며 "미국과 공통된 인식을 갖고 이 문제에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에 대비해야 할 필요성도 제기했다. 김 의원은 "북한과 대화로 가는 길은 항상 도발 사이클을 지나갔다"며 "가능성을 염두하고 한미는 물론 국제사회와 어떻게 대응할지 미리 협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종전선언 추진'이라며 END 이니셔티브를 정면으로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비핵화를 마지막에 둔 것은 사실상 종전선언을 비핵화 이전에 먼저 추진하겠다는 것"이라며 "북한의 핵 보유를 기정사실로 한 채 교류와 정상화를 먼저 추진한다면 결국 분단 고착화와 통일 불가능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안 의원은 "더 큰 문제는 이 구상이 북한 김정은의 요구와 정확히 일치한다는 점"이라며 "이 대통령이 말한 'END'는 평화의 시작이 아니라 통일의 끝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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