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살 용의자 용서한다" 찰리 커크 부인 말에…수 만명 기립박수

에리카 커크, 터닝포인트 USA 대표직 승계
머스크 등 보수 인사와 트럼프 행정부 총출동
단순 추모 행사 넘어 보수층 집회 성격 짙어

미국 유명 정치 논평가 찰리 커크 추모식이 21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스테이트 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지난 10일 유타주 한 대학에서 총격으로 피살된 지 11일 만이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 주요 인사들이 총출동했고, 7만여 명에 달하는 추모객이 모여 국장을 방불케 한 가운데, 커크의 미망인이 연단에 올라 남편을 살해한 용의자를 용서한다고 말해 대중의 박수를 끌어냈다.

찰리 커크의 미망인 에리카 커크. AP연합뉴스

찰리 커크의 미망인 에리카 커크. AP연합뉴스

이날 폭스뉴스와 CNN 등 외신은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서 열린 커크 추모행사에서 미망인 에리카 커크가 용의자인 타일러 로빈슨을 용서한다고 말해 모인 청중들로부터 기립 박수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에리카는 "남편을 죽인 총격범을 용서한다"면서도 "이 외침은 전투에 나가는 함성처럼 온 세상에 울려 퍼질 것이다. 당신들은 이 과부가 마음속에 어떤 불을 지폈는지 모른다"고 강조했다. 용의자에 대해 "그리스도는 용서를 했으며 찰리도 용서했을 것"이라며 "그 젊은 남자를 나는 용서한다"라고 말했다.

미국 유명 정치 논평가 찰리 커크 추모식이 21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스테이트 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AP연합뉴스

미국 유명 정치 논평가 찰리 커크 추모식이 21일(현지시간) 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스테이트 팜 스타디움에서 열렸다. AP연합뉴스

찰리 커크가 공동 설립한 '터닝포인트 USA'의 최고경영자(CEO) 자리를 이어받은 에리카 여사는 남편의 뜻을 이어받아 계속 대학교 캠퍼스를 돌면서 활동을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에리카는 남편이 총격을 받은 후 당시 병원에서 시신을 보고 충격과 분노를 느꼈으나 "찰리는 고통을 받지 않았기에 넘치는 위로를 느끼기 시작했다"고 했다. 또 "증오에 대한 응답은 증오가 아니다. 복음에 나온 응답은 언제나 사랑으로 원수를 사랑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추도사에서 에리카 여사는 남편이 보수적인 기독교 가치에 바탕을 둔 미국 가정의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에리카의 연설에 이날 추모식에 모인 인파는 위로의 박수를 건넸다.

트럼프 행정부 주요 인사 총출동…대통령 국장에 버금가는 규모'

이날 열린 찰리 커크 추모 행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미국 보수 인사들을 비롯해 시민들이 참석해 6만3400석 규모의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을 가득 채웠다. 주요 매체들은 '민간인 추모식으로는 이례적으로 전직 대통령 국장에 버금가는 규모'라고 평가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 불화를 겪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도 참석해 트럼프 대통령 옆자리에서 대화를 나누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날 열린 찰리 커크 추모 행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미 보수 인사들을 비롯해 시민들이 참석해 6만3400석 규모의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을 가득 채웠다. 사진은 JD 밴스 부통령의 모습. AP연합뉴스

이날 열린 찰리 커크 추모 행사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 미 보수 인사들을 비롯해 시민들이 참석해 6만3400석 규모의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을 가득 채웠다. 사진은 JD 밴스 부통령의 모습. AP연합뉴스

다만, 트럼프 대통령과 JD 밴스 부통령 등 행정부 고위 인사들이 연단에 오르자 분위기는 정치 집회처럼 바뀌었다. 연설은 '복수'와 '결의'를 다짐하는 내용이 주를 이루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최측근인 스티븐 밀러 백악관 부비서실장은 "그들은 찰리 커크를 죽일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오히려 그를 불멸의 존재로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번 싸움을 '선과 악' 대결로 규정한 밀러 부비서실장은 "당신들은 우리 모두 안에 있는 군대를 일으켰다. 우리가 얼마나 단호하게 이 문명을 구할지 상상도 못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밴스 부통령 또한 커크를 '순교자'로 칭하며 "우리는 결코 움츠러들거나 비굴해지지 않을 것이며, 총구 앞에서도 흔들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가 여기 있는 이유는 커크 없이는 불가능했기 때문"이라며 커크가 보수 운동에 미친 영향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 불화 3개월 만에 커크 추모식서 '악수'
찰리 커크 추모식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두 사람이 공식 석상에서 만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등을 둘러싸고 공개적으로 충돌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AP연합뉴스

찰리 커크 추모식서 만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일론 머스크.두 사람이 공식 석상에서 만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등을 둘러싸고 공개적으로 충돌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AP연합뉴스

이날 불화로 대화를 단절한 것으로 알려졌던 트럼프와 머스크는 커크 추모식이 열린 애리조나주 피닉스 교외 글렌데일의 스테이트팜 스타디움에 방탄유리로 된 대통령 전용석에 나란히 앉은 장면이 현지 매체 카메라에 포착되기도 했다. 두 사람이 공식 석상에서 만난 것은 트럼프 행정부의 정책 등을 둘러싸고 공개적으로 충돌한 지 약 3개월 만이다. 두 사람은 악수한 뒤 피트 헤그세스 국방부 장관이 연설하는 동안 연설을 경청하기도 하고 활발하게 대화를 나누기도 했다. 트럼프는 몸을 기울여 머스크에게 뭔가를 말했고, 머스크는 여러 차례 고개를 끄덕이기도 했다.

이날 연단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커크의 유산이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어떻게 감동을 줬는지 봤다"면서 "서울에서는 군중이 모여 성조기를 흔들며 커크 지지를 외쳤다"고 강조했다. AP연합뉴스

이날 연단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커크의 유산이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어떻게 감동을 줬는지 봤다"면서 "서울에서는 군중이 모여 성조기를 흔들며 커크 지지를 외쳤다"고 강조했다. AP연합뉴스

또, 이날 연단에 오른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커크의 유산이 전 세계 수백만 명에게 어떻게 감동을 줬는지 봤다"면서 "서울에서는 군중이 모여 성조기를 흔들며 커크 지지를 외쳤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 캘거리에서는 수천 명이 미국 국가를 부르며 커크 이름이 적힌 포스터를 들었다"며 "커크에 대한 기억은 베를린과 런던, 텔아비브 등 전 세계에서 기려졌다"고 덧붙였다.


이번 추모식에 대해 일부 매체는 이번 추모식이 단순한 추모 행사를 넘어 보수 진영 세력 과시와 결집을 위한 정치적 이벤트 성격이 짙다고 평가했다. 행사장 곳곳에서는 터닝포인트 USA 자원봉사자들이 유권자 등록을 받았다. 미 국토안보부는 만일 사태에 대비해 이번 행사에 'SEAR 레벨 1' 등급을 부여했다. 이는 슈퍼볼 같은 대형 국가 행사에만 적용되는 최고 수준 보안 등급이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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