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최대 다자외교 무대인 제80차 유엔(UN)총회에 참석하기 위해 22일부터 26일까지 3박 5일 일정으로 미국 뉴욕으로 건너가 외교전을 이어간다. 이 대통령은 유엔 본회의장과 안전보장이사회 회의장을 중심으로 '대한민국의 외교무대 복귀'를 알리는 한편 회의장 밖에서는 주요국 정상·고위 인사와 만남, 세계 금융의 중심인 월가를 대상으로 '대한민국 투자설명회(IR)'를 통해 민생·경제 중심 국정방향 기조의 성과를 모색한다. 관심을 모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2차 정상회담은 공식 일정에 포함되지 않았고, '풀어사이드(약식회담)'도 현장 상황에 따라 가변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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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뉴욕 방문의 무게 중심은 다자외교에 있다. 23일(현지시간) 7번째 연설자로 약 15분 동안 진행되는 이 대통령의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은 '12·3 비상계엄'과 '탄핵 정국'으로 멈췄던 외교적 위상을 회복하는 의미가 크다. 전 세계 정상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만큼 자유·인권·평화 등 보편 의제와 한반도 정세를 함께 다루면서 우리 정부의 외교 비전을 천명하는 게 핵심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연설 이후에 이어지는 안토니오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과 면담에서도 이 대통령은 유엔 중심의 다자주의 강화 방안을 논의하는 한편 한반도 평화를 위한 지지를 당부할 계획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이번 방미의 목적과 관련해 "돌아온 민주한국, 글로벌 책임강국으로 위상을 제고하겠다"면서 "유엔의 지원으로 전쟁의 위기로부터 민주주의를 지켜냈고, 수혜국에서 공여국으로 성장한 한국이 최근 민주주의 위기 극복하고 돌아와 해방 80주년인 올해 글로벌 책임강국으로서 평화, 개발, 인권 의제에 기여하고 있음을 강조하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한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의장국 자격으로 유엔 안보리 공개토의도 24일 주재한다. 공개토의는 '인공지능(AI)과 국제평화·안보'라는 주제로 진행되며 기술 경쟁과 군사적 활용을 둘러싼 규범의 공백을 국제사회가 어떻게 메워갈지를 논의하는 자리가 될 전망이다. 의장국으로 의제, 발언, 결과 문안의 방향성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 한국 외교의 존재감을 제고하는 자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자외교는 '국익중심의 실용외교' 기조에 맞춰 성과 중심으로 짜였다. 이 대통령은 주요 7개국(G7)에 포함된 프랑스, 이탈리아를 비롯해 우즈베키스탄, 체코, 폴란드 등 정상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이들 국가 정상과 글로벌 공급망·방위산업·인프라 협력 등 의제가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위 실장은 "정상과의 유대 강화하고 국익 중심 실용외교를 실천에 옮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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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세계 금융시장의 중심인 월가의 금융인들을 대상으로 25일 '대한민국 투자 서밋'을 직접 주재한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참석하는 이 자리에서 이 대통령은 국내 자본시장 정상화 기조와 산업·재정 정책의 방향성 등을 알려 정책 신뢰도를 높이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IR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넘어 '코리아 프리미엄'을 본격적으로 알려 연중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는 한국 증시에 더욱 활력이 돌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게 목표다.
이에 앞서 22일 방미 첫날 래리 핑크 세계경제포럼의장 겸 블랙록 회장 만나서는 인공지능(AI) ·에너지 전환과 관련한 협력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블랙록은 운용 자산규모가 12조달러(약 1경 6000조원)에 이르는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로 암호화폐 투자상품을 출시한 이후 비트코인 등을 공격적으로 매수하고 있어 이 대통령과 어떤 의제로 논의를 할지도 관심이다. 위 실장은 "민생·경제 중시 국정 기조를 국제적인 차원에서도 구현하고자 한다"면서 "세계경제포럼 의장 접견, '대한민국 투자 서밋' 개최를 통해 민생·경제 챙기는 국정 기조가 국제무대에서도 계속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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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통령은 이번 방미 기간 중 트럼프 대통령과 2차 정상회담은 계획하지 않았다. 약식회담 역시 "현장에서 있을 수도,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지금은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는 게 위 실장의 설명이다. 한미 관세협상 후속 협의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져 두 정상의 만남에 관심이 컸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이 대통령은 최대 다자외교 무대인 유엔총회를 활용해 그간 직접 만나 양자 현안을 논의하지 못했던 국가들과 회담에 집중할 계획이다. 지난 8월 일본 도쿄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졌던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와 만남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만남 대신 미 상·하원 의원단을 접견해 한미관계 발전을 위한 의회 역할을 당부하는 한편 미국 조야의 오피니언 리더들과 만찬을 하며 한미관계 발전방안에 대한 제언을 듣고 의견 나눌 계획이다. 동포간담회를 열어 여러 세대 걸쳐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는 뉴욕 한인사회 동포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한편 이번 유엔총회에 북한도 김선경 외무성 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한다. 북한 전문 매체 NK뉴스에 따르면 북한은 김선경 외무성 부상을 단장으로 하는 고위급 대표단을 파견할 계획이다. 김 부상은 29일 유엔총회에서 연설도 한다. 북한이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 대표단을 파견한 것은 지난 2018년 제73차 유엔총회가 마지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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