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기록 조작은 민주주의에 대한 도전…강유정 즉각 해임해야"

"강 대변인 해임해 더 큰 참사 막아야" 지적
"삼권분립, 권력 횡포 막는 방파제" 강조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는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이 노골적으로 역사를 지우려 했다며 해임을 요구했다. 17일 이 대표는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기록을 건드리는 순간, 민주주의의 근간이 무너지기에 국가의 기록을 권력 입맛대로 수정해서는 안 된다"며 "여야를 막론하고 기록의 조작과 삭제는 민주주의 자체에 대한 도전이라는 사회적 합의가 형성해 왔다"고 운을 뗐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연합뉴스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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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난 15일 강 대변인은 대통령실 브리핑에서 여당의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와 관련해 "(대통령실은) 특별한 입장은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시대적·국민적 요구가 있다면 '임명된 권한'으로서 그 요구의 개연성과 이유에 대해 돌이켜봐야 할 필요가 있지 않으냐는 점에 대해 아주 원칙적으로 공감한다"고 말했다. 특히 강 대변인은 "국회가 어떤 숙고와 논의를 통해 헌법 정신과 국민 뜻을 반영하고자 한다면, (그 과정에서) 가장 우선시되는 것은 국민의 선출 권력"이라고도 언급했다.


이를 두고 '대통령실이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원칙적으로 공감한다고 밝혔다'는 기사들이 나오자, 강 대변인은 1시간 20여분 뒤 다시 브리핑을 열어 "삼권분립 및 선출 권력에 대한 존중감에 대해 '원칙적 공감'이라고 표현한 것"이라며 "(조 대법원장 사퇴 요구에) 대통령실이 공감한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정정했다. 그러면서 브리핑 속기록에서 '아주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는 표현을 삭제한 속기록을 배포했다. 이를 두고 출입 기자들이 문제를 제기하자, 50여 분 뒤 해당 발언을 다시 포함한 속기록을 올렸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김민석 국무총리가 9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대화하고 있다.김현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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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이 대표는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은 추미애 의원의 조희대 대법원장 사퇴 요구와 관련해 '아주 원칙적으로 공감하고 있다'고 해놓고도, 대통령실이 배포한 속기록에서 이 대목을 슬그머니 뺐다가 언론 항의가 빗발치자 1시간도 안 돼 복구했다"며 "이는 진실을 지우려 한 조작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대표는 "과거 기록 왜곡은 은밀히 사후적으로 이뤄졌지만, 이번에는 언론 앞에서 실시간으로 삭제와 복구가 반복됐다"며 "이번 강유정 대변인의 행동은 과거보다 훨씬 노골적이고 대담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강 대변인이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오히려 언론에 책임을 떠넘겼다고 비판한 이 대표는 "이는 언론의 감시 기능을 무력화하고 진실을 권력의 입맛에 맞게 재단하려는 오만한 태도"라며 "이재명 대통령은 기록을 제멋대로 수정하며 공직기강을 해태한 강유정 대변인을 즉각 해임해, 더 큰 외교적 참사가 벌어지지 않도록 결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그는 "기록을 지우거나 통계를 왜곡하려던 역대 정권의 시도는 결국 국민 심판에 의해 정권 자체가 지워졌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전날에도 더불어민주당에서 조희대 대법원장의 사퇴 요구에 대해 비판한 이 대표는 "삼권분립은 권력의 횡포를 막는 최후의 방제다. 그 방파제를 무너뜨리려는 자가 바로 민주주의의 빌런(악당)"이라고 강하게 비판한 바 있다. 그러면서 오픈AI로 이재명 대통령을 합성한 이미지를 함께 올렸다. 해당 이미지를 공유한 이 대표는 "삼권분립이 거추장스럽다면 이재명 대통령도 개헌해서 대통령 겸 대법원장 겸 더불어민주당 총재를 맡으면 될 일"이라며 "절차적으로 아웅다웅하느니 형식적으로는 (그 방안이) 더 깔끔할 것"이라고 일갈했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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