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과 영풍 의 경영권분쟁이 시작된 지 1년이 지난 시점에도 양측의 날 선 공방이 이어지고 있다. 고려아연이 지배구조 개선 성과를 강조하며 비판하자 영풍은 "대주주의 정당한 권리 행사"라며 즉각 반박하고 맞섰다.
16일 영풍은 전날 고려아연의 입장문에 대한 반박문을 내고 "대주주의 정당한 주주권 행사는 적대적일 수 없다"며 "영풍이 지향하는 경영 정상화는 최대주주의 권리이자 고려아연 지속 가능성 제고의 출발점"이라고 밝혔다.
"영풍은 특히 "사외이사 확대나 집중투표제 도입을 지배구조 개선 성과라 내세우지만, 이는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지배력 유지를 위한 수단으로 악용한 것"이라며 "현 경영진은 소수 지분만으로 회사 자원을 지배력 방어에 활용하며 사익을 우선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영풍은 세계 최초 무방류시스템 도입 등 실질적 개선에 앞장서 왔으며 미비한 부분은 성실히 보완하고 있다"면서 "이는 지배력 분쟁의 도구가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책임 차원에서 접근해야 할 문제"라고 덧붙였다.
영풍은 또 "경영진이 회삿돈으로 2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수하고 해외 계열사 자금을 동원해 주총 전날 불법적인 상호주를 형성해 최대주주의 의결권을 침해했다"며 "이에 대응하는 것은 최대주주의 정당한 권리 행사"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고려아연이 전략 광물 공급망 핵심 기업으로 국제사회와 투자자 신뢰를 얻으려면 최윤범 회장을 중심으로 한 폐쇄적이고 비정상적인 경영 체제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했다.
앞서 고려아연은 입장문을 통해 "사외이사 의장 제도와 집중투표제 등을 도입했고, 이사회 산하 5개 위원회를 전원 사외이사로 꾸려 이사회 독립성과 투명성을 높였다"며 "주주 및 시장과 약속한 자기주식 소각 역시 성실히 이행하며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 친화 모범 기업으로 성장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이어 "영풍은 1년 전 약탈적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와 손잡고 기습적으로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한 이래 고려아연의 경쟁력과 기업가치를 훼손하는 비상식적인 공격에만 몰두하고 있다"며 "3년째 대규모 적자에 허덕이며 온갖 환경오염 논란과 고발, 재판에 시달리는 영풍은 석포제련소를 정상화하는 데 온 힘을 다해야 할 때 오직 고려아연의 기업가치 훼손에만 몰두하는 행태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고려아연은 "글로벌 1위 비철금속 제련 기업이라는 경쟁력과 가치의 훼손을 막기 위해 불필요한 비용을 써야 했다"며 "지난 1년간 양측 사이에 발생한 소송만 24건에 달하는데, 과도한 법적 분쟁은 기업의 정상적 경영 활동을 저해하고 경영진 의사 결정을 위축시킬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