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레놀, 자폐증 원인으로 언급 말라" 美 보건장관에 로비

제조사 "주성분 아세트아미노펜은 자폐증 유발 안해"

'타이레놀'(성분명 아세트아미노펜)이 다시 한번 논란의 중심에 섰다. 해열진통제 타이레놀 제조사가 미국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자폐증 발병 원인으로 타이레놀을 언급하지 말라'는 로비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켄뷰의 임시 CEO 커크 페리는 로버트 케네디 보건복지부 장관과 비공개 회동을 가졌다. 페리 CEO는 케네디 장관을 상대로 자폐증 발병 원인으로 타이레놀을 언급하지 말아 달라는 로비를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약국에 진열된 켄뷰의 해열진통제 타이레놀. 로이터 연합뉴스

미국 약국에 진열된 켄뷰의 해열진통제 타이레놀. 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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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회동은 케네디 장관이 조만간 임신부의 타이레놀 복용이 태아의 자폐증과 잠재적으로 연관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보고서를 발표할 계획이라고 월스트리저널이 5일 보도한 직후 추진됐다. 이 보도로 켄뷰 주가가 장중 9% 하락하는 등 파장이 컸다.


켄뷰는 성명에서 "우리는 제품 안전성과 관련해 보건복지부 장관 및 직원들과 과학적 의견을 교환했다"며 "우리는 아세트아미노펜 복용이 자폐증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계속 믿고 있으며 전 세계 보건 규제기관, 독립적인 공중보건 기관, 의료 전문가들도 이에 동의한다"고 주장했다.


미 산부인과학회 등은 임신 중 통증 완화를 위해 의사와의 상담을 거쳐 아세트아미노펜을 사용해도 좋다고 권장해왔다. 의학계와 미 식품의약국(FDA)은 임신 중 특정 시기에 이부프로펜이나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 등 아세트아미노펜 대체 약물을 복용하면 기형을 유발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일부 연구와 자폐증 환자 가족들은 임신부가 타이레놀을 복용해 태아가 자궁에서 아세트아미노펜에 노출되면 자폐증이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유발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타이레놀은 글로벌 제약사 존슨앤드존슨(J&J)에서 분사된 소비자 건강제품 전문기업 켄뷰의 일반의약품(OTC)이다. 감기로 인한 발열과 통증, 두통, 근육통, 치통 등 임산부를 포함해 해열진통제로 사용되는 약이다.


한편 이와 관련 우리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미국 보건복지부 보고서가 발표되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는 방침이다.





김은하 기자 galaxy65657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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