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는 약' 위고비로 유명한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가 대규모 구조조정에 돌입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약 9000개의 일자리를 감축할 예정이라고 10일(현지시간) 밝혔다. 이번 감원 규모는 전 세계 임직원 7만8400명의 약 11%에 해당한다. 이 가운데 약 5000개의 일자리는 덴마크에서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회사는 이번 조치가 비만 당뇨 치료제 분야 성장을 위해 회사 역량을 집중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2026년 말까지 연간 약 80억 덴마크 크로네(약 1조7400억원)의 비용 절감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렇게 절감한 비용은 당뇨 비만 치료제 연구개발(R&D) 등에 재투자할 계획이다.
마이크 두스트다르 최고경영자(CEO)는 "특히 비만 치료 분야에서 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소비자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며 "성과 중심의 문화를 강화하고, 자원을 더 효율적으로 배분하며, 핵심 치료 영역에 투자를 우선순위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
노보 노디스크는 2021년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 치료제 '위고비'를 출시한 뒤 '살 빼는 약' 열풍을 타고 성장했다. 회사는 급증한 수요에 대응해 위고비·오젬픽 생산능력을 확대하고 수천 명을 충원했다. 그 과정에서 조직이 비대해지고 비용 부담이 커졌다.
최근 비만 치료제 시장의 경쟁이 한층 치열해지면서 노보 노디스크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노보 노디스크는 비만 치료제 시장에서 여전히 선두를 지키고 있지만, 최근 복제약 확산과 경쟁사 일라이 릴리의 공세로 시장 점유율이 하락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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