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든 재선 결정 무모했다" 대선 패배 10개월 만에 첫 공개비판

해리스, 후보직 받고 108일간 대선 캠페인
"바이든 건강상 문제, 오래전 알고 있었다"
"백악관 인사들, 선거 적극적으로 안 도와"

지난해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배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의 대선 당시 조 바이든 전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공개적으로 비판했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해리스 전 부통령은 10일(현지시간) 시사 잡지 '애틀랜틱'에 실린 자신의 저서 발췌본에서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재선 도전 결정에 대해 "돌이켜보면 무모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저서 제목은 자신의 대선 캠페인 기간이었던 '107일'로, 이달 말 출간을 앞두고 있다.


카멀라 해리스 전 미국 부통령. 아시아경제DB

카멀라 해리스 전 미국 부통령. 아시아경제DB


당시 해리스 전 부통령은 재선에 도전한 바이든 전 대통령이 인지력 저하 논란 등으로 더는 대선 후보직을 수행할 수 없다는 여론이 일자 중간에 후보직을 넘겨받았다. 이에 대선 캠페인 기간이 107일에 불과했고, 상대적으로 불리한 구도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패했다. 해리스 전 부통령은 바이든 전 대통령의 건강상 문제를 "오래전 알고 있었다"면서도 불출마를 종용하기에는 "(부통령이기 때문에) 최악의 위치에 있었다"고 회고했다.

그는 바이든 전 대통령 부부가 재선 도전을 결정한 것을 두고 "(재선 도전에 대한 지지층의) 불안이 커지던 몇 달 동안, 내가 불출마를 고려하라고 말해야 했을까? 아마도 (그렇지 모른다)"라고 밝혔다. 또 바이든 전 대통령의 중도 사퇴 이후 그의 주변 인사들이 자신을 적극적으로 돕지 않거나 방관했다는 주장도 폈다.


해리스 전 부통령은 "그들의 사고는 제로섬이었다. 그녀(해리스)가 빛나면, 그(바이든)는 희미해진다는 것"이라며 "나의 성공은 그에게 중요했지만, 그의 팀은 그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그들은 내가 조금 더 깎아내려져야 한다고 결정한 것처럼 보였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일례로) 공화당이 나의 '국경 차르' 역할을 왜곡했을 때 백악관 공보팀의 그 누구도 내가 실제로 한 일이 뭐였는지 효과적으로 반박하고 설명하도록 돕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지난해 7월 바이든 전 대통령이 약 11분에 걸쳐 후보직 사퇴 연설을 할 때도 "거의 9분이 지나서야 그가 나를 언급했다"고 했다.


해리스 전 대통령이 바이든 전 대통령을 공개적으로 비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최근 민주당 진영에서는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재선 도전이 실수였으며, 그로 인해 패배로 이어졌다는 발언이 나오고 있다. 피트 부티지지 전 교통 장관은 지난 5월 바이든 전 대통령의 재선 도전이 "아마도 실수였다"고 말했다. 크리스 머피 상원의원은 바이든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인지력 저하를 겪었다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평가했다. 조지 샤피로 펜실베이니아 주지사는 "바이든 전 대통령 측에 대선의 핵심 경합 주에서 질 위험이 있다고 경고했지만, 그는 재선 도전을 강행했다"고 지적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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