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신사 배우면 취업 걱정 끝"…中 휴양도시에 생겼다는 '이색대학'

中 선양직업기술학원, '목욕대학' 설립
목욕산업협회와 MOU 맺고 취업 지원
목욕산업 호황…취업 보장 조건에 주목

중국의 한 직업 전문 대학에서 '목욕 대학'을 신설한다는 소식이 전해져 화제를 모으고 있다. 9일 서울신문은 중국 지무뉴스를 인용해 "랴오닝성 선양시에 위치한 선양직업기술학원이 지난 4일 선양시 당국 및 선양시 목욕산업협회와 공동으로 '목욕산업 인재 양성 전략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목욕 레저 및 건강관리산업대학'을 설립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기사 이해를 돕기 위한 이미지. 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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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대학에서는 중국식 목욕탕을 비롯해 일본, 태국, 이스라엘 등 각국의 목욕탕 시설을 갖추고 목욕 기술 및 건강 관리, 디지털 마케팅 등의 전공을 이수하게 된다. 또 업계와 협약을 맺고 졸업생의 취업이 보장될 예정이다. 대학 측은 "선양은 '목욕 휴양 도시'라고 불리고 있지만 전문 인력이 부족하다"며 "목욕산업에 필요한 고급 인력을 양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소식이 전해지자 바이두 등 중국 포털 사이트에서는 '목욕 대학'이 인기 검색어 키워드로 등장했다. 중국 누리꾼들은 "대학에 등록금을 내고 때밀이를 배우는 시대가 됐다", "때밀이 가르치는 교수님이 계시는 거냐"라며 믿기 어렵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반면 "반려동물학과, 피부관리학과도 있는데 목욕대학이 생기는 것도 이상하지 않다"는 평가도 있었다.


최근 중국에서는 고급 스파와 족욕, 마사지 등 목욕산업이 호황을 누리고 있다. 매체에 따르면 목욕 산업 규모는 4000억위안(약 78조원)을 넘어섰다. 한국의 찜질방 문화와 유사하게 대형 목욕탕이 숙박 시설과 뷔페식당, 마사지샵, 게임장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복합 레저 시설로 자리 잡고 있다.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에 위치한 선양직업기술학원이 지난 4일 선양시 당국및 선양시 목욕산업협회와 공동으로 '목욕산업 인재양성 전략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목욕 레저 및 건강관리산업대학'을 설립하기로 했다. 선양직업기술학원 홈페이지

중국 랴오닝성 선양시에 위치한 선양직업기술학원이 지난 4일 선양시 당국및 선양시 목욕산업협회와 공동으로 '목욕산업 인재양성 전략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목욕 레저 및 건강관리산업대학'을 설립하기로 했다. 선양직업기술학원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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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중국의 청년 취업난이 극심한 가운데 '취업 보장'은 매력적인 요소로 여겨지고 있다. 지난 7월 16~24세(학생 제외) 중국 실업률은 17.8%로 지난해 8월(18.8%) 이후 가장 높았다. 중국 당국은 지난 2023년 6월 청년 실업률이 사상 최고인 21.3%까지 치솟자 통계 발표를 중단했다가 기준을 바꾼 채 다시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도 취업 상황이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중국 청년들은 지나치게 낮은 급여와 이른바 '996(오전 9시 출근·오후 9시 퇴근·주6일 근무)으로 대표되는 높은 업무 강도에 시달리고 있다.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명문대 졸업 후 노점상을 차린 청년들의 모습이 확산하고 있다. 또 취업을 포기한 채 부모와 함께 살면서 부모의 일을 돕는 '전업 자녀', 구직활동을 하느니 조부모 곁에 머물며 효도하는 게 낫다는 '전업 손주' 등의 신조어도 생겼다. '목욕 대학' 설립을 두고 SNS에서는 "중국에는 대학과 대학생이 너무 많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했다.





김성욱 기자 abc123@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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