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방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의 '비핵화' 발언에 대해 27일 "너무도 허망한 망상"이라고 비난했다.
경기도 파주 오두산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연합뉴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비핵화 망상증에 걸린 위선자의 정체가 드러났다'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국위이고 국체인 핵을 영원히 내려놓지 않으려는 우리의 립(입)장은 절대불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러면서 이 대통령을 향해 '위선자' '대결광' 이라고 칭하며 이른바 '3단계 비핵화론'에 대해서도 "천진한 꿈에 불과하다"고 깎아내렸다. 한국에 대해서도 '더러운 족속' '철저한 적대국' '주권을 미국에 고스란히 섬겨바친 정치적 가난뱅이'라는 원색적 비난을 쏟아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연설에서 "한반도에서 핵확산금지조약(NPT)상 의무는 철저히 준수돼야 한다"며 "한미 양국은 북한 도발에 강력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북한은 이번 방미의 핵심 일정이었던 한미 정상회담이나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고위급 인사의 실명 담화 대신 논평 방식을 택한 것도 수위를 조절한 흔적이라는 게 전문가의 평가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미국에 대한 침묵은 지도자 간의 개인적 친분을 감안한 것이고, 이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향후 한국 패싱 의도"라며 "한미에 대한 분리 대응을 시사한다"고 분석했다. 이어 "비핵화 부각 및 의제화를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의도를 내포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통일부는 북한 논평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지 않았다.
한편 북한은 이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바다 양식기지와 어촌 주택지구를 살펴봤다며 민생행보를 부각했다. 양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의 러브콜에 내부적으로는 검토 등 대응 준비를 하면서, 대외적으로는 '미국이 말만 하지 말고 대북 적대시 정책 폐기 등 분위기 조성부터 하라'는 무언의 시위"라고 해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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