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
노동계 숙원이었던 이른바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이 10년 만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쳐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시행될 전망이다. 정부는 그 사이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경영계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한 세부 지침과 매뉴얼을 마련하겠단 계획이다. 다만 정부의 후속 조치가 권고적 성격에 그칠 가능성이 커지면서, 경영계의 혼란과 반발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5일 정부부처에 따르면 고용노동부는 노란봉투법 통과 직후 노사 의견 수렴 TF 구성에 돌입했다. 노란봉투법이 연착륙할 수 있게 경영계·노동계·정부가 의견을 모아 이른바 종합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겠단 것이다. 노동부는 "현장에서 제기되는 우려를 인식하고 있고, 주요 쟁점 등을 면밀히 파악해 법 시행 과정에서 불확실성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문제는 노란봉투법 자체에 시행령으로 위임할 수 있는 수권조항이 없어 정부의 후속 조치로 마련한 가이드라인이 권고적 성격에 그칠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수권조항이란 법률이 구체적인 사항에 대한 규정을 대통령령 등 하위 규범에 위임하는 조항인데, 노란봉투법에는 '시행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는 정부 위임 문구가 빠져 있는 탓이다.
이번 노조법 개정으로 경영계가 가장 우려하는 지점은 '사용자성 확대'(노조법 제2조제2호 개정) 조항이다. 기존에는 사업주 또는 그를 대리하는 자만 사용자로 한정했지만, 개정법은 '특정 근로조건에 대해 실질적·구체적으로 지배·결정할 수 있는 지위에 있는 자'까지 사용자 범위에 포함했다. 핵심은 원청 대기업이 하청 근로자의 근로조건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교섭 의무를 부담해야 한다.
다만 누가 사용자인지 명확한 정의가 부재하고, 어떠한 경영상 결정이 쟁의 대상이 되는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한계가 지적되고 있다. 당장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경영계는 "사용자 범위와 노동쟁의 개념을 지나치게 확대했다. 불확실성으로 향후 노사 간 법적 분쟁이 불가피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실제 해외 공장 이전이 쟁의 대상이 되는지, 경영상 이유로 임직원에 대한 해고가 쟁의 사항이 되는지 등 개별 사례에 따라 해석이 엇갈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일부 첨예하게 노사 의견이 대립하는 내용은 법원에 최종 판단을 맡길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온다.
손해배상 청구 제한(제3조 개정) 조항도 논란 가능성이 크다. 기존에는 노조의 쟁의행위가 불법으로 판단될 경우 수백억 원대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기했다. 개정법은 불법행위를 무조건 보호하거나 면책을 허용하는 것은 아니지만, 노조의 행위 기여 정도에 따라 손해배상 책임 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하도록 했다. 당장 노조의 행위 기여 정도에 대한 합의 및 면책 범위 등 논의가 필요하다. 아울러 새로 도입한 법 조항 중 '사용자가 노조에 대해 쟁의행위로 발생한 손해배상 청구를 면제할 수 있다'는 규정 역시 노사 분쟁을 오히려 더 심화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는 이번 가이드라인을 통해 원청의 사용자성 판단 기준, 교섭 절차, 노동쟁의의 범위 등에 관한 매뉴얼을 정교하게 준비하고 경우에 따라 시행령에 포함할 수 있는 방안까지 열어두겠다는 분위기다. 노동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6개월간 TF 논의를 거쳐 경영계가 우려하는 부분 등을 보완하고, 이를 개정 시행령에 담는 방안도 검토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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