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직된 조직문화를 '가물치처럼 팔딱 뛰는 조직'으로 바꾸자."
취임 첫 주,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이 임원회의에서 꺼낸 말이다. 그는 직원들과 운동·식사를 함께하고 10개 본부 보고를 직접 챙기며 소통형 리더십을 보였다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었다. 그러나 '다음 주 중요한 발표가 있을 수 있다'는 발언이 금융소비자보호처 분리 논란으로 이어지면서 경험과 발언 신중함이 부족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찬진 금감원장이 14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취임식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2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이 원장은 첫 주 내내 '소통 경영'에 집중했다. 매일 아침 일찍 출근해 직원들과 운동했고, 구내식당에서는 식사를 함께하며 메뉴 이야기를 나누는 등 소소한 대화도 이어갔다. 금감원 내부에서는 "소탈하고 권위 의식 없는 리더"라는 환영 분위기가 형성됐다.
조직문화 쇄신 의지도 분명히 드러냈다. 지난 20일 열린 임원회의에서 이 원장은 "경직된 조직을 가물치처럼 팔딱 뛰는 조직으로 바꿔보자"고 강조했다. 한 임원은 "가물치라는 표현은 직급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주고받자는 취지였다"며 "전임 원장, 기존 조직문화를 거론하며 비교하듯 한 말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직원들 사이에서는 '똑부(똑똑하고 부지런한)' 리더라는 평가가 나왔다. 법조인 출신답게 현안 파악 속도가 빠르고 습득력이 높아서다. 현안을 빨리 파악해 '비전문가' 딱지를 떼겠다는 의지가 강한 점도 직원들에게 높은 점수를 받았다. 다만 토론을 즐기는 데다 질문이 많아 보고 시간이 길어졌다는 불만도 일부 있었다. 전임 원장들이 30분 안팎으로 받던 본부 보고를 이 원장은 1시간 이상 들은 것으로 전해졌다.
발언을 둘러싼 아쉬움도 제기됐다. 임원회의에서 "다음 주 중요한 이야기를 할 수 있다", "무거운 현안이 있을 수 있다"고 언급한 것이 문제가 됐다.
회의 참석자들에 따르면 발언은 단순히 '다음 주부터 정책 현안을 다룰 예정이니 준비하라'는 취지였다. 하지만 이 원장의 '무겁고 중요한 이야기'라는 표현과 관련해 금융권에서는 금소처 분리(조직개편) 같은 민감한 현안 발표를 암시하는 것 아니냐는 추측이 번졌다. 불필요한 혼선을 자초했다는 지적이다. 2000명이 넘는 직원과 민감한 현안을 다루는 금감원을 이끌기엔 리더 경험이 부족하다는 비판도 나왔다.
금감원 관계자는 "신임 원장이 구성원 의견을 듣고 조직문화를 바꾸려는 의지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면서도 "조직개편과 인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중요 발표' 같은 발언은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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