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화학 금융지원 나선 정부…"뼈깎는 자구노력 먼저 보여야 지원"(종합)

권대영 금융위 부위원장
석유화학 사업재편 간담회서
"물에 빠진 사람 구하려는데 보따리부터 내놓으란 소리"
강력한 자구노력할 때만 금융지원 원칙 확고
재편계획 확정 전까지 기존여신 회수 자제 당부

정부가 석유화학산업 구조개편을 방침을 밝힌 가운데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금융지원을 약속했다. 다만 석유화학기업들의 강력한 자구노력이 선행된다는 전제조건을 붙였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21일 오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석유화학 사업재편을 위한 간담회'에 참석해 석유화학업계의 철저한 자구노력을 촉구했다. 그는 간담회 시작 전 모두발언을 끝내고 예정에 없던 발언을 이어갔다. 권 부위원장은 "어제 산업부의 (석유화학 설비) 감축 방안을 봤는데 무려 1년간 지지부진했던 걸 매듭지었다"면서도 "석유화학 업계에서 상당한 볼멘소리가 들린다"고 말했다.

이어 "제 생각은 물에 빠지려고 하는 사람을 구해주려고 하는데 보따리부터 내놓으란 것 같다"며 "이런 안이한 인식에 대해 정부로서 유감을 표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석화기업의 자구노력이 선행돼야 채권단 협조가 이뤄지고 질서정연하게 석유화학 사업재편이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1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석유화학 사업재편 금융권 간담회'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1 윤동주 기자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이 21일 서울 중구 전국은행연합회에서 열린 '석유화학 사업재편 금융권 간담회'에 참석,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5.08.21 윤동주 기자


이번 간담회는 전날 '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의 후속 성격으로 '석유화학업계 사업재편 자율협약' 체결을 계기로 석화산업 현황과 업계의 사업재편 방향을 공유하고 금융지원에 대한 원칙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는 권 부위원장을 비롯해 금융감독원 부원장, NICE신용평가, BCG컨설팅, 은행연합회,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한국산업은행, IBK기업은행, 수출입은행, 신용보증기금, 기술보증기금, 무역보험공사, 한국자산관리공사 등이 참석했다.


권 부위원장은 사업재편의 기본원칙으로 ▲철저한 자구노력 ▲고통분담 ▲신속한 실행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성공적인 사업재편을 위해 시장의 신뢰를 얻을 수 있도록 석화기업은 뼈를 깎는 자구노력과 구체적이고 타당한 사업재편계획 등 원칙에 입각한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에 대해선 기업 자구노력을 엄중히 평가하고 타당한 계획이 나올 수 있도록 관찰자 및 조력자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사업재편 계획이 확정될 때까지는 기존여신 회수 등 '비 올 때 우산을 뺏는 행동'은 자제해주기를 당부했다.


금융사들은 기업과 대주주의 철저한 자구노력과 책임이행을 전제로 사업재편 계획의 타당성이 인정되는 경우 채권금융기관 공동 협약을 통해 지원하기로 협의했다. 기업이 협약에 따라 금융지원을 할 경우 기존여신 유지를 원칙으로 하되 구체적인 내용과 수준은 기업이 사업재편계획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기업과 채권금융사 간 협의에 따라 결정하기로 했다.


권 부위원장은 모두발언에서 "석화산업은 우리나라 산업경쟁력의 근간을 이루는 기간산업으로서 포기할 수 없는 산업"이라면서도 "더 이상 수술을 미룰 수 없는 처지"라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참여하는 사업재편을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오규민 기자 moh01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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