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꺼짐 위험… 이제 땅파지 않고 '수중드론'으로 검사한다

상수도관 노후, 굴착 없이 확인
내시경식과 달리 광범위 조사
부식 외 침적물·이음부까지 확인
회현동 등 시범사업 후 확대 검토

서울시가 땅 꺼짐 사고의 주원인인 노후 상수도관을 관리하고자 '수중 드론 CCTV'를 도입한다. 취약 구간 점검·보수 시 대규모 장비와 인력을 투입해 땅을 파고 도로를 통제하던 지금까지의 불편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기대된다.


19일 정비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와 중부수도사업소는 최근 상수도관 정밀 진단에 첨단 수중 드론 CCTV를 활용하기 위한 시스템 구축에 나섰다.

지난 3월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도로에서 발생한 대형 땅꺼짐 현장의 모습. 지름 20m, 깊이 18m 가량의 대형 싱크홀에 오토바이 운전자 1명이 빠지기도 했다. 연합뉴스

지난 3월 강동구 대명초등학교 도로에서 발생한 대형 땅꺼짐 현장의 모습. 지름 20m, 깊이 18m 가량의 대형 싱크홀에 오토바이 운전자 1명이 빠지기도 했다. 연합뉴스


노후 상수도관은 지반침하의 주원인으로 지목된다. 사용하지 않는 불용관이 방치돼 내부 부식을 일으켜 붕괴를 유발해 주변 토사가 무너지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관이 부식되지 않더라도 노후화로 누수가 발생, 주변 토양을 유실시켜 지반이 무너지는 경우도 있다.

문제는 예방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노후 상수도관을 점검하고 있지만 장비와 인력을 활용한 대규모 굴착을 피하지 못했다. 굴착하더라도 점검 범위가 좁은 데다 교통 통제까지 발생해 시민들의 불만이 이어졌다.


노후관 증가세도 가파르다. 지난해 기준 서울시 상수도 시설물의 총 길이는 1만3288㎞로 이 중 설치 후 20년을 넘어선 노후관은 전체의 70%인 9460㎞에 달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굴착은 물론 도로 재포장이나 매설물 재설치 등 복구 비용까지 포함하면 예산이 매년 가중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에 중부수도사업소는 첨단 CCTV 촬영 기술이 적용된 '수중 드론'을 상수도관 점검에 투입하기로 했다. 짧은 구간을 대상으로 한 내시경식 검사와 달리 수중 드론은 물속에서도 운용이 가능하고 관 내 부식·침적물·이음부 상태를 100% 조사할 수 있다. 무엇보다 운영비가 저렴하다. 수중 드론 1대당 검사 범위가 넓어 경제성으로 따지면 m당 3200원에 불과하다. 굴착과 복구 작업을 하지 않아도 돼 검사 기간 역시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시내 2~3곳을 대상으로 시범사업에 나설 방침이다. 중구 회현동 회현사거리에서는 수중 드론을 사용해 불용관 현황과 노후도를 살피기로 했다. 남영동과 이촌동 일대에서는 관 세척 이력이 없는 사용 20년이 넘어선 송·배수관을 점검한다. 진단 결과에 따라 정비 외 철거 작업이 이어질 수도 있다.


관련 데이터는 서울시가 추진 중인 하수관로 점검 사업 및 지반 특성 분석지도 구축 작업과 연계될 가능성이 높다. 지반침하나 수질사고 예방을 위한 과정으로 수중 드론 활용 점검 대상지를 확대할 경우 관련 작업 속도는 더 빨라질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서울시는 대규모 지반침하 사고를 막기 위해 30년 이상 하수관로에 대한 단계적 전수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30년 이상 전체 노후 하수관로(6029㎞)를 관리하기 위한 장기계획의 첫 단계다. 서울시는 지반침하 발생 가능성이 가장 높은 '우선 정비구역(D·E등급)' 내 노후 원형하수관로 1848㎞를 우선 조사하기로 했다.


지난 3월 강동구 명일동 사고 후 내놓은 '지하공간 관리 혁신안'의 일환으로 지반 특성 분석지도 개발에도 착수했다. 지하수, 지반침하, 공동 발생 등의 분석 인자를 확대하고 시간 이력을 기반으로 예측 모델을 반영한다. 최근에는 지반침하 징후 발견 시 전문가를 현장에 즉각 출동시키는 시스템까지 구축했다. 대한토목학회, 한국지반공학회, 한국터널지하공간학회 등과 공조하는 방식으로 별도의 자문단도 운영하기로 했다. 이들은 ▲면적 0.8㎡ 이상 또는 깊이 0.8m 이상 ▲인명 피해가 발생한 지반침하 지역 ▲굴착공사장과 인접 도로 또는 동일 지점에서 반복 발생한 지반침하 지역 등을 우선 검토할 방침이다.





배경환 기자 khba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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