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윤철 부총리, 한은 첫 방문…이창용 총재와 정책공조 의지 다졌다

구 부총리 "우리 경제 실력 키워야…혁신 아이템 선택과 집중"
이 총재 "부총리 저서, 한은 구조개혁 어젠다 일맥상통…최대한 협력"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취임 후 처음으로 한국은행을 방문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와 구 부총리는 30분간의 짧은 만남을 통해 한국 경제 저성장 극복을 위한 구조개혁 협력과 이를 위한 정책 공조 강화 의지를 다졌다.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만나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공동취재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만나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공동취재


7일 오전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 입장한 구 부총리는 "우리 경제가 만만치 않다. 잠재성장률이 떨어지는 이유는 한마디로 우리 경제의 실력이 없어서라고 본다"며 "실력을 키우기 위해 모든 경제 주체가 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재부 입장에선 혁신 아이템, 유망한 아이템에 대한 선택과 집중을 하고, 이를 잘 키우면 노동생산성이 올라가고 기술도 향상되지 않을까 생각한다"며 "한국 경제 재도약을 통한 한국의 자존심 회복은 할 수 있다고 보고, 무조건 해야 한다는 절박함을 가지고 앞으로 (이 총재와) 잘 협의해나가겠다"고 말했다.

구 부총리를 맞은 이 총재는 "구 부총리의 저서 '레볼루션 코리아'엔 (한국 경제에) 어떤 구조조정이 필요한지 쭉 정리돼 있다. 지난 2년간 한은에서 얘기했던 구조개혁 어젠다와 일맥상통한다"며 "앞으로 기재부와 한은이 (구조개혁 등 경제 현안 대응에) 최대한 함께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비공개 면담 전 모두발언에서 역시 저성장 타개를 위한 구조개혁의 필요성과 정부와 중앙은행 간 정책 공조의 중요성이 강조됐다. 구 부총리는 "'제조업 르네상스' 식의 정책은 정책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경제정책 방향을 구체적인 아이템 위주로 만들어야 한다. 제조업 중에서도 경제에 도움이 되는, 예를 들면 인공지능(AI) 자동차를 한다든지 실리콘카바이드(SiC) 반도체를 한다든지(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를 위해선 재정, 세제, 인력, 규제, 전문가 등 많은 것이 필요하다"며 "(한은에서도) 많이 도와달라"고 당부했다.


이 총재는 "미국과의 관세 협정이 잘 돼서 8월 통화정책방향회의 전 큰 부담을 덜었다. 통방 전 관세가 잘못되거나 하면 어려운 상황에 처할 것으로 생각했는데, 어려운 시점에 어려운 일을 하셨다"며 "아직 끝난 문제가 아니니 계속 잘해주실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이어 "책을 보내주셔서 잘 읽었다. 한은이 구조개혁 싱크탱크 연구할 때도 참고가 됐다"며 "제일 큰 수요처가 기재부가 될 테니까 (한은의) 구조조정 연구 중 나쁜 건 버리시고, 좋은 건 선택하셔서 해주시면 한은 연구자들도 힘 많이 받을 것 같다"고 했다. 구 부총리는 "좋은 의견 주시면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고 화답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공동취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7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접견하고 있다. 연합뉴스, 사진공동취재


이번 재정 당국·통화 당국 수장 간 만남은 사실상 상견례 자리다. 그간 기재부 장관과 한은 총재는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까지 함께 참석하는 거시경제·금융현안 간담회(F4 회의)를 통해 주기적으로 경제 현안에 대해 논의해 왔으나, 최근엔 금융위와 금감원 조직 개편 논의 장기화에 따른 수장 공백 등으로 차관급 회의로 운영, 공식적으로 의견을 나눌 기회가 없었다. 따라서 이번 방문은 경기 우려가 큰 상황에서 조직개편 완료 후 빠른 정책 공조 등을 도모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해석이다. 최근 뜨거운 감자인 스테이블코인 도입에 앞선 기관 간 입장, 저성장 상황에서의 구조개혁 등 방안 등이 향후 본격적으로 논의될 전망이다. 이날 F4 회의 지속 여부 등에 대한 질문에 구 부총리는 "소통을 강화하는 쪽으로 (해나가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해에도 양 기관 수장은 상호 방문을 통해 정책 공조 의지를 다진 바 있다. 지난해 2월 최상목 전 부총리의 한은 방문 이후 같은 해 9월 이 총재가 기재부를 답방하는 등 교류를 이어왔다. 당시 이 총재는 "미국에서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가 매주 아침에 커피를 마시며 얘기를 나누는 것을 워낙 자주 봤다"며 "(부총리와의 만남은) 과거 한은과 기재부 간 교류가 적었던 관행을 벗어나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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