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이 임도 확충으로 산불 대응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산림청은 오는 2030년까지 해마다 500㎞씩 임도를 확충해 현 856㎞에서 3856㎞로 산불진화임도를 늘려갈 계획이라고 25일 밝혔다.
산불진화임도는 일반 임도의 폭(3m)보다 넓은 5m로 조성되고 임도변에 취수장과 진화작업 공간을 설치해 산불진화 효과를 극대화하는 장점이 있다.
2022년 밀양 산불 현장에서 확인되는 임도 설치 여부에 따른 피해 규모 차이. 산림청 제공
2022년 발생한 울진산불의 경우 산불진화임도를 활용해 산불진화 인력과 장비가 산불현장에 신속하게 접근할 수 있었다. 당시 현장에서는 산불진화 헬기를 운용할 수 없는 야간시간에도 임도를 통해 진화작업을 이어간 덕분에 금강송 숲을 지킬 수 있었다.
이에 산림청은 동해안과 경남·북 등 대형 산불 취역지역을 우선으로 산불진화임도를 확대 설치할 계획이다.
대표적인 대형 산불 취약지역으로 꼽히는 동해안과 영남 지역은 2002년 이후 수차례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가까운 예로 2022년 울진 산불과 올해 경남·북 산불은 산림과 시설물 그리고 인명피해 등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이 일대에 산불진화임도가 확대되면 대형 산불 대응력을 획기적으로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산림청은 내다본다.
임도 추가 설치와 관련해 일부 환경단체가 부정적 견해를 보이는 것에 대한 입장도 내놨다. 산림청은 "임도가 산불진화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되기도 하지만, 이는 과학·경험적 근거가 뒷받침되지 않는 주장"이라며 "반대로 임도의 효과는 여러 산불 사례에서 분명하게 확인됐다"고 강조했다.
실례로 2022년 밀양 산불 피해 현황을 살펴볼 때 임도가 설치된 북서쪽 지역의 피해는 상대적으로 적고 임도가 없는 중앙부와 남쪽지역의 피해는 더 넓고 광범위했다는 것이 산림청의 설명이다.
특히 지난달 발생한 경남지역 대형 산불에서도 임도 유무에 따라 명암이 엇갈렸다. 지난달 21일 발생한 경남 산청·하동 산불 현장에서는 임도가 적은 탓에 산불 진화 시간이 총 214시간 소요됐다. 하지만 일주일이 지난 시점에 하동(옥종면)에서 발생한 산불은 임도가 상대적으로 많아 24시간 안에 산불 진화가 완료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다.
산불 상황에서 임도의 효과는 과학적으로도 입증됐다. 국립산림과학원 분석에 따르면 임도가 있는 경우 2㎞를 기준으로 4분 만에 산불현장 도착이 가능한 반면 임도 없이 도보로 이동할 때는 48분이 소요되는 등 이동시간 차이가 큰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임도가 설치된 지역의 경우 펌프·호스릴 등 30㎏ 이상의 무거운 진화장비를 대량으로 운송할 수 있어 야간진화 효율을 5배 가까이 높일 수 있다.
박은식 산림청 산림산업정책국장은 "산불은 작은 불씨가 대형 산불로 이어지지 않도록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초기에 진화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산림청은 산불진화임도를 확대해 산불 대응력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