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사채·CP 신용증권시장서 비우량기업 자금 조달 여건 악화"

한은 '최근 신용증권시장 여건 점검과 평가' 보고서

한국은행은 최근 회사채·기업어음(CP) 등 신용증권시장에서 비우량 기업 자금 조달 여건이 나빠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회사채·CP 신용증권시장서 비우량기업 자금 조달 여건 악화"

한은이 24일 공개한 '최근 신용증권시장 여건 점검과 평가'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 한은에 따르면 최근 신용증권시장은 신용스프레드가 하향 안정화되는 가운데 순발행도 상당 규모로 이뤄지는 등 양호한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회사채 신용 스프레드는 우량·비우량물 모두 2013년 장기평균 수준을 보이고 있으며, CP 신용 스프레드도 모든 등급에서 축소돼 장기평균을 밑돌고 있다. 한은은 "발행시장도 회사채와 CP가 모두 순발행되고 회사채 수요예측 참여율도 높은 수준을 나타내는 등 원활한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세부적으로 비우량물의 발행 여건이 어려워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회사채 발행 시장에서 비우량물의 비중이 낮아지고 있으며, 특히 업황이 좋지 않은 일부 기업의 회사채는 미매각되기도 했다"고 짚었다. CP 발행시장도 비우량물 발행금리가 하락세를 멈추거나(A2 등급) 오히려 상승(A3 등급)했다는 설명이다. 유통시장에서는 우량물 금리가 지난 세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 효과가 파급되면서 뚜렷한 하락세를 보인 데 반해, 비우량물(A-, A2 이하 등급)은 금리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동일 등급 내 금리 편차도 여전히 큰 수준을 지속했다.


최근 수급 상황은 수요 측면에선 기관투자자의 투자 기조가 신용 경계감 등으로 다소 보수화하고, 개인투자자의 비우량 신용채권 투자수요도 둔화하고 있다고 봤다. 공급 측면에선 최근 신용 경계감이 높아짐에 따라 신용도에 우려가 있는 기업의 회사채 외에 만기나 비용 조건이 불리한 대체 수단을 통한 자금조달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지난 1년 동안 신용등급이 하락(등급 전망 포함)한 기업의 자금조달 현황을 보면 회사채(공모) 조달은 감소했지만 CP·사모사채 등을 통한 조달은 증가하면서 단기·고비용의 대체 조달 수단에 대한 의존도가 커진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경향은 업황 부진 우려 등으로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화학, 건설·부동산, 일부 지주사 등에서 두드러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은은 "최근 전반적인 신용증권시장 상황은 양호하나 일부 비우량 기업들의 자금조달 여건은 어려워지고 있는 만큼 관련 모니터링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며 "미국 관세정책에 따른 무역분쟁 과정에서 전반적인 신용증권 투자 수요가 위축되고 기업실적이 나빠지면 현재 일부 취약부문에 국한한 신용 경계감이 시장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어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유리 기자 yr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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