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1학년 때 친구 아버지가 준 입장권으로 예술의전당에서 오페라 '카르멘'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 이전까지 영화감독, PD 등을 꿈꿨고, 내가 노래를 하리라고 생각하지도 않았는데 노래와 사랑에 빠졌고 이렇게 성악가가 됐다."
마포문화재단의 상주음악가 'M아티스트'로 선정된 바리톤 박주성(32)은 지난 18일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우연찮은 기회로 생애 처음 본 오페라가 자신의 삶을 바꿨다고 했다. 당시 입장권을 준 친구 아버지가 박인건 현 국립극장장이다.
카르멘의 음악은 너무 유명하지만 정작 대부분 사람들은 카르멘의 음악이라는 점을 모르고 그 음악을 알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박주성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광고에서 많이 들었던 음악인데 싶었다"고 했다. 그만큼 카르멘을 보기 전까지는 오페라에 문외한이었다. 하지만 첫 오페라를 보고 홀딱 반했다. "무대는 너무 아름다웠고 무용수, 어린이 합창단까지 나와 '이런 예술도 있구나' 싶었다."
바리톤 박주성이 지난 18일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마포문화재단 상주음악가 'M아트스트'에 선정된 소감을 말하고 있다. [사진 제공= 마포문화재단]
늦게 입문한 오페라에서 그는 늦게 재능을 꽃피웠다. "대학교도 삼수해서 들어갔고 학교에서도 빛을 발하는 학생은 아니었다. 대학교 때는 오히려 솔로보다 합창에 더 많은 매력을 느껴 합창을 더 많이 했다. 한국에서 콩쿠르 경력도 화려하지 않았다."
박주성은 자신이 콩쿠르 참가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라고 했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러 콩쿠르 실기 평가가 온라인으로 바뀌면서 많은 콩쿠르에 지원했고 기회를 얻었다.
그는 2021년 한국인 최초로 오스트리아 빈 국립 오페라 극장 영아티스트로 선발됐고 이후 전속 솔리스트로 활동하며 빈 국립 오페라 극장과 인연을 이어오고 있다. 박주성은 "빈 국립 오페라 극장 영아티스트 선발 당시 예술감독이 내 영상을 보고 '뭐 하나 뛰어난 점이 없는 것 같은데 희한하게 매력 있고 기억에 남아서 같이 일하고 싶다'고 했다"며 "욕인지 칭찬인지 모르겠지만 그렇게 활동을 시작했다"고 웃었다.
박주성은 2021년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 콩쿠르 본선 진출, 같은해 플라시도 도밍고가 주최하는 '오페랄리아(Operalia)' 국제 성악 콩쿠르 3위, 2023년 오스트리아 빈 '헬무트 도이치' 독일 가곡 콩쿠르 2위에 입상하며 세계무대에서 입지를 확고히 다졌다.
그는 지난 1일 빈 국립 오페라 극장에서 공연한 모차르트의 오페라 '돈 조반니'에서 '마제토' 역으로 출연한 뒤 귀국했다.
돈 조반니는 모차르트를 대표하는 오페라 작품 중 하나다. 모차르트는 이탈리아 극작가 로렌초 다 폰테(1749~1838)와 돈 조반니, '피가로의 결혼', '여자는 다 그래(코지 판 투테)'를 함께 작업했고 이 세 작품은 일명 '다 폰테 3부작'으로 일컬어진다. 다 폰테 3부작은 유쾌하면서도 사회에 대한 날카로운 풍자를 담고 있어 모차르트 오페라의 대표작으로 꼽힌다.
박주성은 "대학생 때부터 다 폰테 3부작을 굉장히 좋아했다"며 "관객들이 굉장히 좋아하는 작품이기도 해서 많이 연주하고 싶은 작품"이라고 했다.
그는 향후 한국에서 공연하고 싶은 작품으로 리하르트 슈트라우스의 작품을 꼽았다. 박주성은 "한국에서는 슈트라우스 오페라를 잘 안 하긴 하는데 나중에 독일어 작품, 특히 슈트라우스 오페라 할 때 꼭 불러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그는 "지금은 어렵지만 좀더 나이가 들면 슈트라우스의 '살로메'의 '요하난' 역을 해보고 싶고, 좀 더 큰 꿈이라면 푸치니 오페라 '토스카'의 '스카르피아' 역도 해보고 싶다"고 덧붙였다.
마포문화재단 상주음악가 'M아트스트'에 선정된 바리톤 박주성이 지난 18일 마포아트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사진 제공= 마포문화재단]
박주성은 M아티스트로서 올해 세 차례 독창회를 한다. 오는 4월23일과 12월6일 마포아트센터에서 독창회를 하고, 제10회 M 클래식 축제 기간 중인 8월30일에는 야외 무대를 선보일 예정이다.
오는 23일 공연 1부 무대에서는 말러와 슈트라우스 가곡을, 2부 무대에서 여러 오페라 아리아들을 들려줄 예정이다. 박주성은 "1부 가곡은 한국에서 연주를 많이 안 하는 곡들이어서 소개도 해주고, 독일 가곡의 매력을 알려주고 싶은 생각에서 준비했고, 2부 아리아는 저를 대표할 수 있는 곡들"이라고 소개했다.
박주성은 "오페라 아리아부터 리트(독일 가곡), 오라토리오 등 다양한 시대의 곡들을 대중들과 나누고 싶다"며 "특히 리트를 좋아해 독일어가 갖고 있는 그 아름다움을 많이 알리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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