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신흥 강자로 떠오른 다이소가 경기 불황 속에서도 고용 창출에 힘을 보태고 있다. 대내외 불확실성을 이유로 기업들이 채용 규모를 축소하고 있는 가운데 다이소는 실적 성장세를 바탕으로 직원 수를 꾸준히 늘렸고, 인건비 관련 지출은 1년 새 12% 넘게 증가했다.
19일 아성다이소가 금융감독원에 제출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다이소의 지난해 말 기준 총 임직원 수는 1만2575명이다. 코로나19 팬데믹 직후인 2021년 직원수가 1만203명까지 감소했지만 2022년 1만1372명, 2023년 1만2349명 등으로 1만명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유통업계의 고용 축소 분위기 속에서도 꾸준히 인력을 늘리며 고용확대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다이소는 지난해 급여·퇴직급여·복리후생비 등 인건비로 약 5580억원을 지출했다. 이는 전년(4956억원) 대비 약 12.6% 증가한 수치다. 항목별로 보면 ▲급여 4722억원 ▲퇴직급여 433억원 ▲복리후생비 425억원으로, 각각 전년보다 12.9%(540억원), 11.4%(44억), 10.1%(39억) 증가했다.
이 같은 인건비 증가는 다이소의 고용 확대를 보여주는 지표로 해석된다. 실제로 다이소는 지난해 상·하반기 두 차례에 걸쳐 공개채용을 실시한 데 이어, 올해도 채용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영업·온라인사업·물류·인사총무 등 14개 부문에서 신입 및 경력직을 모집하며 인재 확보에 속도를 냈다.
이는 채용을 축소하거나 미루는 다른 기업들의 움직임과는 대조적이다. 경기 불확실성이 이어지면서 적지 않은 기업들이 정기 공채를 줄이고 수시 채용으로 전환하거나, 아예 채용을 보류하는 추세다. 일부는 인건비 절감을 위해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인력 확대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지난 2월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 기업의 61.1%가 올해 상반기 신규 채용 계획이 없거나 미정이라고 답했다. '미정'은 41.3%, '아예 없다'고 답한 기업은 19.8%였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 같은 조사 대비 3.9%포인트, 2.7%포인트 높아진 것이다.
다이소의 고용 확대 배경에는 뚜렷한 실적 성장세가 자리 잡고 있다. 다이소의 지난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조9689억원, 3711억원으로 전년보다 14.7%, 41.8% 증가했다. 매출 추이를 보면 ▲2021년 2조6048억원에서 ▲2022년 2조9458억원 ▲2023년 3조4604억원 ▲2024년 3조9689억원 등으로 매년 성장세를 이어갔다. 영업이익도 ▲2021년 2838억원 ▲2022년 2393억원 ▲2023년 2617억원에서 지난해 처음으로 3000억원을 넘어섰다.
성장세를 이끈 요인으로는 '균일가 전략'이 꼽힌다. 다이소는 5000원을 넘지 않는 가격 정책을 유지하며 고물가 시대 경쟁력을 확보했다. 여기에 시즌별 기획 상품과 시리즈 제품을 꾸준히 출시한 것도 매출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다이소 측은 "작년 매출은 고물가 속에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 높은 제품에 대한 수요 증가, 시즌·시리즈 등 전략 상품이 인기를 얻어 증가세를 보였다"며 "영업이익은 매출 증가와 규모의 경제를 통한 매출 원가 감소 등으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한편 다이소는 당분간 채용 확대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전국적으로 다이소 매장 수가 꾸준히 늘고 있기 때문이다. 2020년 1339개였던 매장 수는 현재 1500여개로 확대됐다. 다이소는 직영점 비율이 높아 매장 수 증가가 곧 본사 인력 확충으로 직결되는 구조다. 여기에 온라인몰 등 비대면 유통채널 강화도 채용 확대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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