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산불 피해 복구를 위한 추가경정예산(추경)을 편성을 놓고 충돌했다. 여당인 국민의힘은 초대형 산불로 국가적 재앙 상황이 이어지는 만큼 민주당이 삭감한 올해 예비비 규모를 즉각 복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이미 편성한 재난 예비비 재원이 충분한 만큼, 전 국민 민생회복지원금 등의 추경이 필요하다고 맞섰다.
28일 정치권에 따르면 여야가 예비비 증액을 놓고 갈등을 벌이는 배경에는 지난해 예산 편성과정에서 예비비 규모가 당초 정부가 계획한 4조8000억원에서 최종적으로 2조4000억원으로 절반을 감액하면서다. 재난 등 대응을 목적으로 편성한 예비비 1조6000억원, 일반 예비비 8000억원이 줄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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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힘은 야당 주도로 예비비를 대폭 삭감하면서 연이은 재난 상황에 대응 예산이 부족하다고 주장했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번 산불은 아주 예외적인 경우라서 모든 것을 다 생각해야 한다"며 추경 시 예비비 편성 등 방안을 강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상훈 국민의힘 정책위의장 역시 "민주당은 예비비 삭감을 사과하고, 재난 예비비 추경에 협조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주장을 반박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야당 간사인 민주당 허영 의원은 "정부가 제출한 4조8000억원 규모의 예비비는 코로나 상황에서의 편성 규모보다 과도한 금액이었다"며 "야당 주도의 예비비 삭감이 재난 대응을 악화시켰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달 제시한 자체 추경안에 국민안전예산 9000억원을 포함한 만큼, 재난대응 예산 규모가 충분하다는 입장이다.
정부는 산불 피해 지원 등에 앞으로 상당한 예산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추경을 통한 예비비 증액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총리실 관계자는 "산불이 아직 완전히 진화되지 않았고, 주택 보수 지원 등에 어느 정도 예산이 들어갈지도 알기 어렵다"며 "남아 있는 예비비가 충분하다고 말하긴 힘들다"고 설명했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7일 국회에서 열린 산불재난대응 특별위원회 긴급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3.27 김현민 기자
재난 상황이 지속되는 가운데 예비비 편성 논란까지 겹치면서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겸 국무총리에게 "헌정질서 수호와 산불 피해 극복을 위해 이날 중 당장 만날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정부 및 여야가 국가 재난 상황에서 국론을 모아 국력을 총동원하자는 것이다.
한편 국민의힘 지도부는 이날 오후 경북 안동, 의성의 산불 피해 현장과 이재민 대피소를 찾고 화재진압 및 피해복구 논의하고 배식 봉사에 나선다. 민주당 지도부는 오후 경남 산청 산불 현장지휘소를 방문하고, 이재민 대피소에서 피해자 지원에 힘쓸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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