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파병 특수' 두둑이 챙기는 北…"김정은 치적사업 집중, 민생 열악"

북한이 러시아와의 군사협력에 이어 경제·의료 등 전방위적 교류를 추진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북한 주민들의 생활은 여전히 어려운 가운데 러시아군 파병에 대한 경제적 대가는 주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성과를 과시하는 데 활용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연합뉴스

27일 통일부는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최근 북한 동향' 자료를 배포했다. 자료에 따르면 북한의 대외정책은 주로 러시아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북러 교류 횟수 크게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2023년 7월부터 올해 3월 북중 교류는 11건에 그쳤던 반면, 북러 교류는 63건에 달했다. 다만 북한은 올해 들어 자선 지역 중국 단체관광 재개를 추진하거나 신압록강대교 북측 구간 공사를 재개하는 등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한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

러시아와의 밀착이 강해지면서 김 위원장의 서신에 담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 대한 호칭도 바뀌었다. 통상 '각하'로 써왔던 호칭이 2023년 8월15일 '동지'로 바뀌었고, 2024년 12월30일에는 '뜨거운 동지적 신뢰'라는 문구도 확인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푸틴 대통령을 향해 '동지'라는 표현을 쓴 2023년 8월 즈음 북러 군사협력 논의가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2023년 9월 정상회담을 가졌다.


북한은 군사 분야를 넘어 보건의료 부문에서도 러시아와 협력하는 것으로 보인다. 장기 표류 상태였던 평양종합병원은 착공 5년 만에 지난달 27일 건물이 완공됐다. 올해 10월10일 개원이 목표다. 외견상 규모는 세브란스 및 삼성병원 등 국내 상급 종합병원 규모로 파악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지방공업공장, 온포 근로자휴양소, 평양종합병원 등이 2024년 이후 일제히 속도감 있게 진행됐다"며 "'러시아 특수' 영향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민간 분석기관 등에 따르면 북한이 러시아에 지원한 군수물자 등 규모는 최대 30억달러 수준으로 추산된다. 북한의 1년 예산이 100억달러 규모인 점을 감안하면 적지 않다. 러시아는 북한의 이 같은 군수물자 지원에 대한 대가로 유류, 식량, 설비 등 다방면 지원을 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런 러시아의 경제적 지원은 김 위원장의 치적 사업을 추진할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코로나19 시기 극심한 식량난을 겪는 등 경제 상황이 악화했다. 지금은 다소 침체를 벗어나는 양상이나, 여전히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 이전 수준에는 미치지 못한다는 것이 당국의 설명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러시아 군수지원·파병의 경제적 효과로 북한 당국의 정책 수행 능력이 일부 개선됐다"면서도 "이를 경제·민생이 아닌 김정은 치적 사업에 집중해 열악한 주민 생활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반기에는 러북 밀착과 중북 (관계) 개선을 우선하고, 한미에는 적대적 관망 모드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