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세대 갈등, e스포츠에서 해답 찾을 수 있다

김현철 / 국제e스포츠진흥원 전문위원

김현철 국제e스포츠진흥원 전문위원.

김현철 국제e스포츠진흥원 전문위원.

한국리서치의 ‘2024 세대 인식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83%가 우리 사회의 세대 갈등이 심각하다고 인식한다. 향후 세대 갈등이 지금보다 심각해질 것이라고 보는 사람도 절반에 달한다. 세대 갈등이 지금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는 사람(42%)까지 더하면, 10명 중 9명은 세대 갈등이 앞으로도 계속 심각한 수준을 이어가거나, 오히려 더 악화할 것이라는 비관적 전망이다.


‘세대(generation)’란 정치·경제·사회·문화적 경험을 바탕으로 동일한 정서를 가진 특정 연령층을 의미한다. 비슷한 시기에 태어나고 성장한 집단으로 같은 역사적 사건이나 문화적 트렌드를 공유하며 비슷한 가치관이나 행동 양식을 갖는다.

우리나라도 세계에 유례가 없을 정도의 초고속 압축성장으로 인해 성장 일변의 경제 상황과 일자리를 보장받던 세대, 시대가 있었다. 하지만, 현실은 압축성장에 따른 다양한 사회적 문제와 더불어 경제적 불확실성과 저성장의 시대, 축소의 시대에 접어들고 있다.


특히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다양한 기술 발전은 인간 영역이라 생각했던 지식까지 대체하는 등 취업과 노동 시장에도 커다란 변화를 불러오는 등 사회적 혼란을 야기하고 있다. 문제는 과거 인간의 노동력을 대체한 산업혁명이 러다이트(Luddite) 운동으로 표출된 것처럼, 다양한 계층의 사회적 소통과 세대 간 갈등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


고령화로 인해 한정된 기회나 자원을 어떻게 분배할 것인가, 공존하는 다양한 세대 간 공감과 소통은 또 어떻게 할 것인가 등의 문제가 대두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처럼 세기적인 기술 발전은 사회적 소통과 이해, 협력과 상생, 다양성과 포용성 등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소 우리의 미래가 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스포츠를 활용하는 것도 매우 좋은 방법이다. 전 세계에 많은 팬들을 보유하고 있는 축구, 야구, 농구 등의 사례를 보면, 스포츠는 서로 다른 세대가 경험과 감정을 공유하고 이해하는 공간이자 시간이다.


세대 간의 이해와 친밀감을 즐길 수 있는 활동으로, 경험의 세대가 새로운 세대에게 지식을 전달하는 플랫폼으로 스포츠는 팀워크와 리더십, 공정한 경쟁, 그리고 즐거움과 열정을 준다. 스포츠는 신체 활동과 기술을 요구하는 경쟁적 활동이나 게임을 말한다.


이러한 스포츠와 4차 산업혁명의 기술을 결합한 미래형 스포츠는 어떨까? 예를 들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 기술을 활용해 스포츠 경험을 시뮬레이션한다거나,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선수들의 훈련과 경기전략 개선 등으로 활용하는 등의 사례에서 살펴볼 수 있다.


레거시 스포츠보다 e스포츠에 더 열광하는 MZ와 알파세대가 이해할 수 있어야 한다. 핀란드 ‘어셈블리 페스티벌(assembly festival)’의 경우에는 세대 구분 없이 다 같이 모여 자신이 하고 싶은 게임을 하고, 게임을 만들며, 디지털 문화를 주말 내내 즐길 수 있는 행사다. 이 축제의 하이라이트는 ‘부모 게임대회’라고 한다. 부모가 자녀 코치를 받아 게임대회에 출전한다.


e스포츠는 물리적 제약을 극복할 수 있는 특성으로 장애인과 일반인이 동등한 경쟁을 펼칠 수 있다. 이는 다양한 사회적 배경을 가진 사람들이 참여함으로써 포용성과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적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e스포츠는 단순한 게임 그 이상이며 세대 간 소통과 이해를 증진시키는 도구로 활용될 수 있다. e스포츠는 접근성이 좋고 종류도 다양해서 모든 세대가 함께 즐길 수 있다. e스포츠는 세대 갈등의 좋은 해법으로서 많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첫째, 다양한 세대가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고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공통의 관심사라는 점이다. 둘째,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이뤄지는 사회적 상호작용 기회를 통해 세대 간 소통이 활발해지고, 서로의 가치관을 이해하고 존중하는 문화가 형성될 수 있다. 셋째, e스포츠는 팀워크와 전략적 사고를 요구하기 때문에, 세대 간의 문제 해결력과 의사소통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 서로 다른 세대가 함께 경쟁하고 협력하는 경험을 통해 세대 간 갈등을 완화하고 상호 이해를 촉진할 수 있다.


e스포츠에 대한 열정과 전문 지식을 갖고 있는 젊은 세대와 경험과 지혜를 지니고 있는 실버 세대가 e스포츠를 통해 지혜를 공유하고 학습하는 과정을 통해 세대 간 소통과 이해가 이뤄질 수 있다. 온라인 플랫폼이나 오프라인 이벤트 커뮤니티 역시 다양한 세대의 사람들이 모여 소통하고 교류한다.


스포츠와 기술이 결합한 e스포츠는 세대 간 갈등을 완화하고 사회적 통합을 촉진하는 좋은 플랫폼이며 문화다. 이를 통해 우리는 더욱 포용적이고 다양한 사회와 문화를 만들어갈 수 있다.







호남취재본부 강성수 기자 soostar@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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