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장에 투입됐다 생포된 북한군이 한국으로의 귀순을 요청한 것은 전례 없는 일이다. 북한은 러시아에 파병된 자국 병력의 참혹한 상황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데도 침묵 모드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본인의 엑스를 통해 공개한 북한군 포로 모습. 연합뉴스
20일 외교가에 따르면 정부는 우크라이나 당국과 북한군 포로 A씨의 국내 송환을 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러시아에 파병됐다가 우크라이나군에 의해 붙잡힌 A씨는 조선일보 인터뷰를 통해 "난민 신청을 해 대한민국에 갈 생각"이라며 귀순 의사를 밝힌 것으로 전날 전해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북한군 포로가) 한국행을 요청할 시 전원 수용한다는 기본 원칙 및 관련 법령에 따라 필요한 보호와 지원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며 "이러한 우리 정부의 입장을 우크라이나 측에도 이미 전달했으며, 계속 필요한 협의를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가 일반적 의미의 '포로'라는 명칭을 사용하긴 했으나 아직 A씨의 법적 지위가 국제법상의 '전쟁 포로'로 인정된 것은 아니다. 1953년 체결된 정전협정이나 국제법상 포로로 인정되기 위해서는 북한이 전쟁 당사국으로서 참전을 공식화해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의 피해 상황이 알려지고 있는데도 여전히 공식 인정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만약 전쟁 포로로 인정된다 하더라도 송환 절차가 순조롭지만은 않을 수 있다. 제네바 협약은 '교전 중 붙잡힌 포로는 전쟁이 끝나면 지체 없이 석방해 본국으로 송환해야 한다'라고 규정한다. 북한이 참전을 인정하지 않는 상황에서 러시아 측이 포로의 본국을 주장하고 나설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 경우 일단 러시아로 송환된 뒤 북한으로 보내질 수도 있다.
다만 이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알려진 본인 의사에 반할 뿐 아니라 북한 송환 시 신변안전 우려가 예상된다는 점에서 포로 송환 의무 규정에서 예외가 적용될 수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포로 송환 관련 개인의 자유의사 존중이 국제법과 관행에 부합할 뿐만 아니라, 본인의 의사에 반해 박해받을 위협이 있는 곳으로 송환돼서는 안 된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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