佛 극우 상징 장마리 르펜, 사망 3주 만에 무덤 훼손

묘지 십자가·위패 등 부서져 당국 수사 중
극우 상징…생전 인종차별·민족주의로 논란 중심

프랑스 극우 정치를 상징하는 인물인 장마리 르펜의 무덤이 훼손되는 사건이 발생했다. 96세로 사망한 지 3주 만이다.


1월 31일(현지시간) 일간 르피가로 등은 프랑스 서부 트리니테 쉬르 메르에 조성된 르펜의 묘에 세워진 십자가 비석과 위패 등이 간밤에 금이 가고 부서졌다고 보도했다.

장마리 르펜 연합뉴스

장마리 르펜 연합뉴스


이에 르펜의 장녀 마리 카롤린 르펜은 엑스(X·옛 트위터)에 “가장 신성한 것을 공격하는 자들을 설명할 단어는 없다”며 “죽은 자를 공격하는 자라면 산 자에게 최악의 짓을 할 수 있다”고 비난했다.


르펜이 창당한 프랑스 극우 정당 국민전선(FN)의 후신인 국민연합(RN)의 조르당 바르델라 대표도 엑스를 통해 “르펜의 무덤을 모독한 것은 산 사람도, 죽은 사람도 존중하지 않는 사람들이 저지른, 말로 표현할 수 없는 행위”라며 “가해자들이 엄벌에 처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수사 당국은 해당 공동묘지에 일반인 출입을 금지하고 용의자를 추적하는 중이다.

르펜은 1928년 프랑스 북서부 라 트리니테 쉬르 메르에서 태어났다. 인도차이나 전쟁과 알제리 독립전쟁에 참전했으며, 제대 후 수감자들을 고문한 혐의로 기소돼 1962년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를 인정했다.


훼손된 장마리 르펜의 무덤 [이미지 출처=마리 카롤린 르펜 엑스(X·옛 트위터) 캡처]

훼손된 장마리 르펜의 무덤 [이미지 출처=마리 카롤린 르펜 엑스(X·옛 트위터) 캡처]


이후 1956년 국회의원에 당선되면서 정계에 입문했고, 1972년 FN을 창당했다. 국회의원 경력만 47년에 달하는 그는 생전 반(反)유대주의, 반이민, 인종차별주의, 민족주의 성향을 노골적으로 드러내 논란을 일으켰다. 이 때문에 그의 사망 소식에 수도 파리를 비롯한 대도시 곳곳에서 그의 죽음을 환영하는 시위가 열리기도 했다.


르펜은 1974년부터 2007년까지 다섯 차례 대선에 출마했지만 모두 낙선했다. 2002년 대선 1차 투표에서 자크 시라크 당시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했으나 결선 투표에서 17.8%를 얻는 데 그쳤다. 당시 프랑스의 국민적 영웅인 축구 스타 지네딘 지단이 “르펜이 대통령이 되면 프랑스 대표팀에서 뛰지 않겠다”고 선언, 르펜 반대의 선봉장으로 나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2011년 자신의 정치 후계자였던 막내딸 마린 르펜에게 국민전선 대표직을 물려줬다. 그러나 마린은 나치를 두둔했다는 이유로 아버지 르펜을 2015년 당에서 영구 제명하며 사이가 멀어졌다. 이어 마린은 2018년 당명을 국민연합으로 변경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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