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가 17일 12·3 비상계엄 사태 관련 특검법 처리를 놓고 협상에 돌입한다. 최소한의 수사 대상과 기간을 담은 국민의힘 자체 특검안(계엄 특검법)과 내란 선전·선동, 외환죄까지 포함한 야당 특검안(내란 특검법)을 놓고 여야가 어느 정도 선에서 합의점을 찾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국민의힘은 이날 비상계엄 관련 자체 특검법을 발의한다는 방침이다. 국민의힘은 우원식 국회의장 중재로 진행되는 여야 원내대표 협상 전에 108명 의원 전원 명의로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큰 틀에서 법안은 완성됐지만 자구체계 등을 수정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자체 특검안은 민주당이 앞서 발의한 내란 특검법에 포함된 외환죄 혐의, 내란 선전·선동 혐의, 관련된 고소·고발사건, 사건의 수사 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 등을 제외한다.
수사 범위도 비상계엄 당시 국회와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기능을 마비시키려 한 행위, 내란 참여·지휘 및 사전 모의 혐의 등 비상계엄 당일과 준비 과정에서의 구체적 행위들로만 한정했다. 수사 기간과 인원은 최장 110일, 58명으로 했다. 당초 상설 특검에 준해 수사 인원을 68명으로 검토했지만 더 축소한 것이다. 야당안은 수사 기관과 인원이 각각 150일, 155명이다.
국민의힘은 특검을 실시하는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민주당 등 야당이 특검법을 재추진하면서 이탈표가 다수 발생하자 자체 특검안 마련이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여권은 야당 중심의 특검법이 단독 의결되는 상황을 피하고 여야 합의 특검법을 통과시키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원내대책회의에서 "계엄 선포 관련자의 수사가 이미 종료됐거나 종료될 예정이기 때문에 특검법은 철회하는 게 맞다"면서 "특검 자체가 무용하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박찬대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가 16일 국회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현민 기자
민주당은 국민의힘 자체 특검안을 강하게 비판했다. 박찬대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말만 특검법이지 수사를 대충 하고 적당히 덮자는 것과 다르지 않다"고 지적했다. 기존 야당이 발의한 내란 특검법에서 주요 내용이 다수 빠졌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여야가 합의에 이르지 못하더라도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라"라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다만 민주당은 법명 변경이나 외환죄 혐의 제외 등 국민의힘이 제안한 일부 사안에 대해서는 협의할 의지가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오후 2시 열리는 본회의를 자정까지 열어두는 한이 있더라도 끝까지 협상에 나설 방침이다. 그러나 자정이 지난 시점에는 추가 협의할 의사가 없다고 밝히면서 기존에 야당이 발의한 내란 특검법을 그대로 통과시킬 여지도 남아있다.
다만 당초 예상됐던 국민의힘 자체 특검법 발의가 늦어지면서 여야 원내대표 간 회담도 불발됐다. 이에 따라 여야 합의안 처리에도 먹구름이 드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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