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한 다론 아제모을루 미국 매사추세츠 공대(MIT) 교수가 최근 세계적으로 민주주의가 힘든 시기를 지나고 있다면서도 권위주의 정권들은 다양한 이유에서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혁신을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경고했다.
14일(현지시간) 아제모을루 교수는 노벨 경제학상 수상 발표 이후 노벨위원회 및 현지 외신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들의 연구는 민주주의가 경제 발전에 이롭다는 관점을 제기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아제모을루 교수는 정치 체제와 경제 발전의 연관성을 연구한 저서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를 함께 쓴 제임스 로빈슨 미 시카고대 교수, 그리고 사이먼 존슨 MIT 교수와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그는 권위주의 국가인 중국의 경제 발전을 묻자 중국 정부가 인공지능(AI)과 전기차 같은 혁신 분야에 막대한 투자를 벌이고 있다고 답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권위주의 체제 국가가 혁신과 경제 발전을 이뤄내기는 일반적으로 어렵다는 것이 자신들의 관점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일반적으로 권위주의 정권들은 다양한 이유에서 장기적이고 지속가능한 혁신의 결과를 달성하는 데에 더 어려운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각국에서 민주주의가 후퇴하는 모습에 대해서도 경고했다. 아제모을루 교수는 "지금은 민주주의 국가들이 힘든 길을 지나고 있는 시기"라며 "어떤 의미에서는 이들 국가가 (권위주의 국가와 비교해) 더 나은, 더 청렴한 통치 체제(거버넌스)를 찾고 더 광범위한 사람들에게 민주주의의 약속을 전달하는 것이 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제모을루는 로빈슨 교수와 2012년 함께 쓴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도 국가 번영과 정치·사회 제도의 연관성을 집중 조명했다. 유럽 열강들이 전 세계 여러 지역을 식민지화하면서 그 사회의 제도를 바뀌었고, 그것이 장기적으로 국가의 번영을 좌우했다고 분석했다. 어떤 곳에서는 식민지 개척자들의 이익을 위해 원주민을 착취하고 자원을 채취하기 위한 제도가 뿌리내렸고, 또 다른 곳에서는 유럽 이주민의 장기적인 이익을 위해 상대적으로 포용적인 정치 구조와 경제 체제를 구축했다. 이 과정에서 격차가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야코브 스벤손 왕립과학원 경제과학상 선정위원장은 이날 "국가 간의 막대한 소득 격차를 줄이는 것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과제"라며 "수상자들은 이를 달성하기 위해 사회제도가 얼마나 중요한지 입증했다"고 수상 배경을 설명했다.
이날 함께 수상한 존슨 교수는 노벨위원회 유튜브 계정에 올라온 인터뷰를 통해 "(수상 소식을 듣고) 놀랍고 기뻤다"며 "우리의 연구는 진정한 포괄적인 민주주의가 (경제 발전에) 매우 중요하다고 주장한다"고 설명했다.
국가가 가난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묻는 말에는 "쉬운 길은 없다"며 "가난 중 너무 많은 부분이 불행하게도 오래된 정치 및 경제 제도의 결과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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