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2020(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서 덴마크 국가대표 선수 크리스티안 에릭센이 경기 도중 심장마비로 쓰러진 사건이 있었다. 에릭센은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토트넘에서 손흥민과 역대 최고 공격 조합을 구성했던 선수다. 에릭센이 쓰러지자 의료진은 자동심장충격기(AED)로 그를 소생했고 결국 살아났다.
그때 사용된 AED가 국내 기업 씨유메디칼 의 제품이다. 이후 EPL은 경기장과 각 구단에 AED를 보급해야 할 필요성을 깨달았고 씨유메디칼은 EPL과 약 500만달러 규모의 공급계약을 체결하는 성과를 이뤘다. 현재는 영국뿐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씨유메디칼의 제품이 사용되고 있다.
씨유메디칼은 국내 최초의 AED 제조업체로, 국내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보유하고 있다. 씨유메디칼의 AED는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유명하다. 전체 매출 중 75% 이상이 해외에서 발생하고 있다. 현재 세계 80개국에 제품을 수출하고 있다. 시장분석기관에 따르면 세계 심장 제세동기 시장은 올해 136억3000만달러(약 18조5000억원)로, 2029년까지 연평균 7.2%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씨유메디칼은 글로벌로 더욱 뻗어나가기 위해 지난 9~11일 해외바이어들과 함께 생산시설 투어와 신제품 시연회를 진행했다. 이번 행사에는 영국, 호주, 폴란드, 그리스, 싱가폴, 일본 등에서 8개 기업이 참여했다. 공장 투어는 지난해 10월 증설한 원주 2공장을 중심으로 진행됐다.
씨유메디칼은 2공장을 증설하면서 생산능력을 기존 연 4만2000대에서 연 6만대로 약 30% 늘렸다. 라트비아, 에스토니아, 노르웨이, 스웨덴, 쿠르디스탄 등 새로운 유럽 시장에서 파트너십을 체결해 내년부터 주문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해외바이어들이 중점적으로 보는 부분은 제품 품질과 신뢰성이었다. AED는 생명과 직결되는 장비이기 때문에 3등급 의료기기로 분류된다. 엑스레이, 초음파 등 진단기기가 1·2등급, 수술용 의료 장비 등이 3·4등급이다. 등급이 높은 만큼 인증을 통과하기가 어렵다.
씨유메디칼은 전 공정을 자체 생산라인으로 구축해 깐깐한 유럽과 일본의 바이어를 만족시킬 만큼의 품질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실제 일본의 경우 제품에 지문이 살짝만 묻어있어도 제품 교체를 요구할 정도로 까다롭다. 씨유메디칼은 이런 일본 기업에 10년 넘게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AED를 일본에 수출하는 기업은 국내에서 씨유메디칼이 유일하다.
공장 투어를 마친 후 씨유메디칼은 신제품 시연회도 열었다. 지난 11일 경기 과천 R&D 센터에서 열린 신제품 시연회에서는 노태종 씨유메디칼 R&D 연구소장이 직접 나와 제품을 선보였다. 노태종 소장은 제품의 내구성과 휴대성 등을 보여주기 위해 직접 던지기도 하는 등 적극적으로 신제품을 소개했고 해외바이어들의 호응을 끌어냈다.
이번에 공개한 제품은 차세대 AED ‘SPx’, 고급형 제세동기 ‘Monitor RS100’, 심폐소생 장치 ‘ACPR’ 등이다. ‘SPx’는 인공지능(AI)으로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자동심장충격기다. 사용자가 조작하지 않아도 AI가 스스로 동작할 수 있는 기술이 적용됐다. ‘Monitor RS100’는 응급의료를 타깃으로 휴대성, 사용성, 내구성 등을 극대화한 제품이다. ‘ACPR’은 가슴압박 위치 자동인식 기능 등을 적용해 글로벌 제품들과 차별화한 기기다.
김형수 씨유메디칼 대표는 “씨유메디칼은 다양한 제품군 및 혁신 기술, 우수한 품질로 여러 종류의 인증을 보유함과 동시에 합리적 가격으로 대규모 설치가 필요한 공공기관이나 기업에서 선택의 폭도 넓혀주고 있다”며 “판매 후에도 신속한 사후 서비스를 제공해 고객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여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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