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계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 캐피탈 파트너스(FCP)가 KT&G 이사회에 한국인삼공사(인삼공사) 지분 100%를 인수하겠다는 확정 인수안(LOI)을 제출했다고 14일 밝혔다.
FCP는 KT&G가 보유한 인삼공사 주식 100%를 약 1조9000억원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다. 이는 현 방경만 KT&G 사장이 2023년 인베스터 데이에서 제시한 적정가인 'EV/EBITDA 7~8배의 가치' 즉, 1조2000억원~1조3000억원보다 150% 높은 금액이다. EV/EBITDA란 기업가치(EV)를 상각전영업이익(EBITDA)으로 나눈 값이다.
이상현 FCP 대표는 "대한민국 국민 모두가 인삼공사의 무한한 잠재력을 알고 있다"며 고려인삼이 뉴질랜드의 마누카 꿀이나 중국의 마오타이주처럼 초대형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FCP에 따르면 인삼공사의 실적은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다. 2019년부터 2023년까지 영업이익은 2021억 원에서 1031억 원으로 반토막 나며, 올해는 더욱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FCP는 인삼공사가 담배회사 산하의 100% 자회사로 있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며, 2022년부터 인삼공사를 분리 상장하여 글로벌 회사로 성장시키자는 주장을 해왔다. KT&G 이사회는 수개월이 지나고도 '충실한 검토가 없었다'는 이유로 이를 거부했다고 한다. 이상현 대표는 "키울 능력은 없지만 남 주기는 아깝다는 것인가"라며 인삼공사를 인적 분할 또는 매각을 통해 새로운 주인을 찾아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상현 대표는 또한 FCP가 인삼공사의 잠재력에 대한 확신과 업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최단기간 안에 거래를 종결시킬 수 있다고 언급하며, 만약 이사회가 반대만 한다면 경영진을 위한 거수기 역할에 불과하다는 것을 스스로 자인하는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인수안 제출은 미국 등 자본시장 선진국에선 흔한 방식이다. 한국에선 KT&G 이사회가 FCP의 제안에 공식적으로 답변을 내놓아야 할 의무는 없으며, 실제 매각할 가능성은 적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수년간 FCP는 인삼공사를 분할해야한다고 주장해왔으며 주주제안을 거쳐 주주총회 안건으로 올리기도 했다. FCP의 KT&G 지분율은 1% 미만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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