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 이상의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투자가 오히려 큰 손실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국 조선사들이 대규모 신규 LNG 운반선 발주를 지속하고 있는데, 미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친환경 선박에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조언도 함께 제기됐다.
독일의 기후분석 전문기관인 클라이밋 애널리틱스(Climate Analytics)는 14일 ‘여전히 표류 중인 미래: 전세계 에너지 전환이 LNG 선박 건조 사업에 미치는 영향 평가’ 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세계 에너지 전망에서 예측한 LNG 수요와 최신 LNG 운반선 발주 현황을 비교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IEA 시나리오 보다 훨씬 더 많은 LNG선 발주가 이뤄지고 있다. 2024년부터 2026년까지 LNG 운반선 251척이 인도될 예정이다. 이는 2023년 기준 전체 운영 중인 LNG 선박 용량의 38%에 해당한다. 2023년에는 선박 64척이 발주됐고 올해는 5개월만에 이미 55척의 신규 발주가 이뤄졌다.
IEA 3개 시나리오와 LNG 운반선 선복량 추세 비교 그래프. 이미지출처=클라이밋 애널리틱스(Climate Analytics) '여전히 표류 중인 미래: 전 세계 에너지 전환이 LNG 선박 건조 사업에 미치는 영향 평가' 보고서.
원본보기 아이콘하지만 가스 수요 전망은 황금기와 격차가 생기고 있다. IEA에서 제시하는 3가지 기후 시나리오 모두 LNG 선박이 대규모로 과잉 공급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예를 들어 지구 온도 상승을 1.5°C로 제한하는 목표에 부합하는 넷제로 배출(NZE) 경로에선 신규 LNG운반선이 단 한 척도 필요하지 않다. 넷제로 경로에서는 현재 주문된 물량을 고려하면 2030년 예상되는 LNG 선박 초과 공급량은 약 400척 이상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가장 보수적인 시나리오인 IEA의 ’현재 정책 시행(STEPS)‘ 시나리오에서도 LNG 운반선은 2024년 현재도 과잉공급 상태다. 2030년에는 2023년 말 기준 선복량의 약 40%가 초과 공급될 것으로 예상되는데, 이는 운반선 약 275척에 해당한다.
LNG선 수주 대부분을 차지하는 한국은 커다란 위험에 직면하게 된다. 보고서는 "발주된 LNG 운반선 대다수는 중국과 한국에서 건조될 예정"이라며 "에너지 전환이 가속화됨에 따라 화석 연료 수송 자산에 투자하는 것은 투자자, 조선소 및 선주사 모두에 위험한 도박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조선 업계에 따르면 한국은 올해 전세계 LNG 운반선 발주량의 약 70%를 차지하고 있다. 2030년에는 한국에서만 약 120척의 LNG 운반선이 추가로 인도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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