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가장 건조한 지역인 사하라 사막에 폭우가 쏟아져 홍수가 발생했다. 이곳에 홍수가 난 건 무려 50년 만에 처음이다.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외신은 지난달 북아프리카 모로코 남동부 지역에 이틀간 연평균 강수량을 웃도는 폭우가 쏟아지면서 홍수가 발생해 18명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9월 내내 이어진 강우로 남동부 지역 댐의 저수량이 기록적인 속도로 불어나기도 했다. 모로코 기상청은 수도 라바트에서 남쪽으로 약 450㎞ 떨어진 알제리 국경 인근의 타구나이트 마을에서는 24시간 동안 100㎜ 이상의 비가 쏟아졌다고 전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의 위성 영상을 보면 당시 폭우로 소도시 자고라와 타타 사아에 있는 이리키 호수가 메워지기도 했다. 일시적 습지로 유명한 이 호수는 지난 50년간 말라 있었다.
후사인 유아베브 모로코 기상청 관계자는 "이렇게 많은 비가 그렇게 짧은 시간과 공간에 집중된 것은 30~50년만"이라며 "기상학자들이 온대 폭풍으로 부르는 그런 폭우는 앞으로 몇 달, 몇 년간 이 지역의 기상 조건을 바꿀 수 있다"라고 지적했다.
아프리카 북부와 중부, 서부 12개 나라에 걸쳐 있는 사하라 사막은 전체 면적이 940만㎢로 전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사막이다. 이 지역에서는 지구 온난화로 지난 몇 년간 극도의 가뭄이 반복돼 왔는데, 과학자들은 이번 폭풍과 같은 이상현상이 사하라 사막에 닥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셀레스테 사울로 세계 기상기구(WMO) 사무총장은 최근 "온난화로 인해 물순환 사이클이 빨라졌을 뿐만 아니라 더 불규칙하고 예측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며 "우리는 물이 너무 많거나 너무 적은 그런 문제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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