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발칵 뒤집어진 느낌"…'노벨문학상 한강' 아버지의 소감

아시아 여성 첫 노벨문학상 수상

"우리 강이 소설은 하나도 버릴 게 없어요. 고슴도치가 내 새끼 예쁘다는 것만은 아니고 하나하나가 다 명작이죠."


아시아 여성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작가 한강의 부친인 소설가 한승원 씨는 딸의 작품을 높게 평가하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1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노벨상 수상에 대해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며 "깜빡 잊어버리고 있었다. 우리들이 살아있을 때 타면 좋겠다는 마음은 있었다"고 털어놨다.

이어 "강이가 어제저녁 7시50분에 전화를 받았다더라. 발표 15분 전에야 알려준 것"이라며 "본인도 실감이 안 나는 것 같더라. 어젯밤에 보니까 세상이 꼭 발칵 뒤집어진 것 같은 느낌이었다"고 했다.


[이미지출처=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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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한림원은 10일(현지시간) 생중계에서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한국의 작가 한강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한림원은 한강의 작품 세계를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드러낸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고 표현하며 선정 이유를 밝혔다.


1970년 11월 출생한 한강은 문인 집안에서 성장했다. 아버지 한씨는 '불의 딸', '포구' 등으로 유명한 소설가로 '김동리문학상'과 '이상문학상', '순천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한강의 오빠 한동림 역시 소설가로 작품활동을 했다.

한씨는 "딸이 나를 뛰어넘었다"며 "저는 대중적인 소설을 써서 밥벌이에 이용했지만 강이의 소설은 하나도 버릴 게 없다"고 평했다.


김준일 평론가는 한강의 수상이 이변이었다고 전했다. 그는 같은 라디오에서 "한강의 수상이 얼마나 이변이었는지를 노벨문학상 베팅 사이트가 보여준다"며 "배당률이 높을수록 받을 가능성이 높은 건데 한강의 이름 자체가 없었다"고 했다. 김 평론가는 "한강이 앞서 맨부커상, 아시아문학상, 메디치상 등 훌륭한 상을 수상했지만 '아직은 아니다'라는 정서가 지배적이었다., 한림원 측에서 한강의 문학적 탁월성을 인정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우수한 한국 작품에 대한 번역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평론가는 "문학계에서는 잘된 번역에 주목하고 있다. 한강의 소설은 한국문학번역원의 지원을 받아 26개 언어로 출간됐는데, 덕분에 세계의 독자들이 평가를 제대로 하게 됐다는 것"이라며 "기존엔 고은 시인이나 황석영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받을 것이란 이야기가 있었는데, 이렇게 상대적으로 젊은 작가가 받게 된 것을 계기로 앞으로도 주목할 만한 작가의 작품들을 많이 번역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현주 기자 phj03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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