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모인줄 알았는데 고모였다"…'최연소 총리 도전' 고이즈미, 가정사 고백

준수한 외모로 일본서 대중적 인기 높아
한국선 기후 위기 발언으로 '펀쿨섹좌'로 불려

일본의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인 고이즈미 신지로(43) 전 환경상이 선거 고시 이후 첫 연설에서 가정사를 공개했다. 12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후임을 뽑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이날 오후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후보 소견 발표 도중 아버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이혼 등 가족사를 언급하며 올해 처음으로 생모를 만났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12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후임을 뽑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이날 오후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후보 소견 발표 도중 아버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이혼 등 가족사를 언급하며 올해 처음으로 생모를 만났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사진출처=AP·연합뉴스]

12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후임을 뽑는 집권 자민당 총재 선거에 출마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이날 오후 도쿄 자민당 본부에서 열린 후보 소견 발표 도중 아버지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이혼 등 가족사를 언급하며 올해 처음으로 생모를 만났다는 사실을 털어놨다. [사진출처=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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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부모님이 어렸을 때 이혼했는데 중학교 2학년 때까지 이혼 사실을 몰랐다"며 "어머니인 줄 알았던 사람이 사실은 고모(고이즈미 전 총리의 친누나)였다"고 고백했다. 이어 "형제는 형(배우인 고이즈미 고타로)뿐인 줄 알았는데 동생이 더 있었다"며 "대학생 때 처음으로 성이 다른 동생과 만났으며 아버지랑 꼭 빼닮아서 깜짝 놀랐다. 순식간에 그동안의 거리와 공백이 메워졌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렇지만 나를 낳아준 어머니와 만날 마음은 들지 않았다"면서 "만나면 생모 대신 나를 키워준 고모를 배신하는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덧붙였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결혼 이후 장남이 태어나고 아버지가 되면서 이런 생각이 변했다고 했다. 그는 지난 2019년 방송인인 다키가와 크리스텔과 결혼해 이듬해 첫아들을 얻은 바 있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올해 처음으로 엄마를 만났다. 자세하게는 말하지 않겠지만 만나서 좋았다"면서 "43년 동안 (생모와) 만나지 않았고 성도 다르지만, 그래도 가족은 가족이다. 나는 그런 삶을 살아왔기 때문에 관용적이고 포용력 있는 보수정당 자민당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고이즈미 전 환경상의 가정사 고백에 대해 산케이신문은 "그(고이즈미 전 환경상)가 공개석상에서 신상 이야기를 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며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평가했다.

부친 고이즈미 전 총리 "이제 어른…스스로 판단"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증조부를 시작으로 4대째 이어진 세습 정치가다. 그는 총리 출신 부친의 든든한 후광으로 2009년 중의원(하원)에 처음 입성해 5선 의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1981년생으로 올해 43세인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이날 입후보한 9명 가운데 가장 젊을 뿐 아니라 준수한 외모로 대중적인 인기가 높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전 총리. [사진=아시아경제DB]

고이즈미 준이치로 일본 전 총리. [사진=아시아경제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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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가운데 한국에서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펀쿨섹좌'로 유명하다. 그는 2019년 9월 환경상 취임 직후 유엔 기후 행동 정상회의에서 "기후변화 문제는 펀(Fun)하고 쿨(Cool)하고, 섹시(Sexy)하게 대처해야 한다"라고 발언이 화제가 된 바 있다. 이 발언은 한국에서 인터넷 '밈'이 되면서 그에게는 '펀쿨섹좌'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는 총리 적합 후보를 묻는 여론조사에서 이시바 시게루 전 자민당 간사장과 함께 20%대 지지율로 1, 2위를 다투고 있다. 그가 이번에 총재로 당선되면 44세에 총리가 된 이토 히로부미 기록을 깨고 역대 최연소 총리가 된다.


한편, 고이즈미 전 총리는 전날 자신의 총리 재임 시절 각료를 지낸 정치인들과 저녁 자리에서 총재 선거 출마에 대해 아들과 나눈 이야기를 전했다고 산케이신문이 참석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고이즈미 전 총리는 "이제 어른이니까 이리저리 말하지 않는다. 스스로 판단하라"고 했고, 이에 고이즈미 전 환경상은 별말 없이 웃기만 했다고 전했다. 앞서 고이즈미 전 총리는 "아직 40대로 너무 이르다. 50세를 넘어서 생각해도 된다"며 차남의 출마를 만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제일 기자 zeilis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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