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공개 행사에 좀처럼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최창원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이 지난 12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1회 대한민국 사회적 가치 페스타'를 찾았다. 이날 행사장 부스를 둘러보던 최 의장은 SK텔레콤의 발달장애인 인공지능(AI) 돌봄 서비스에 관심을 보였다.
이 서비스는 SKT '비전 AI' 기술을 기반으로 자해 같은 '이상 행동'을 인식하고 발생 빈도, 지속 시간을 자동 기록해 돌봄의 어려움을 덜어주는 역할을 한다. 진지한 표정으로 직원 설명을 듣던 최 의장은 이내 호기심 어린 눈빛으로 "이 프로그램을 얼마나 많은 사람이 쓰고 있나요?" "앞으로 사업 계획은 무엇인가요?" 등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AI 리더십' 강화를 선언한 SK그룹은 첨단 기술을 소외계층도 함께 누려야 한다는 관점에서 활용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돈이 되지 않아도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소외계층을 위한 사업은 수익성이 낮아 대기업이 아니면 참여하기 힘들다.
이날 행사는 SK그룹이 2019년부터 소셜벤처와 스타트업 등 민간 중심으로 개최해오던 '소셜밸류커넥트(Social Value Connect·SOVAC)'를 정부와 학계, 경제계로 확장해 올해 처음 대한상공회의소 주최로 열렸다. 참여 규모도 지난해 50여개에서 올해 180여개로 크게 늘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이 행사는 기업이 사회문제를 해결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경영 철학이 반영됐다. 재계 2위 대기업이 당장의 이익을 기대할 수 없는 사회적 가치 창출에 관심을 갖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협력사와 동반성장 협약을 맺거나 취약계층에 물품을 지원하는 식의 사회공헌 활동보다 챙겨야 할 게 많다. 최 회장은 이날 행사의 '리더스 서밋' 기조연설에서도 "기술로 사회 혁신을 이룰 기업가가 많이 필요하다"며 "어려운 사회문제를 풀 수 있는 단초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이번 '사회적 가치 페스타'는 SK그룹이 추구하는 사회적 가치 창출의 실질적인 예시를 보여주는 자리였다. 최 회장이 제안한 협력과 교류의 장이 이번 페스타를 통해 구체화했으며, 최 의장이 사회적 가치 창출 사업에 깊은 관심을 보인 점에서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려는 강한 의지가 드러났다. 환경 보호와 사회적 약자 지원 같은 사회공헌 활동, 즉 ESG 경영은 기업 평가의 중요한 기준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사회적 가치는 더 이상 부수적인 게 아니라 기업 경쟁력의 필수요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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